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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24

행인 화요일 저녁 7시 20분 더위에 지친 몸을 일으켜 현관을 나섰다. 문화센터 수영 강습이 있어 억지로 나서는 중이었다. 빨리 걷고 싶은 엄두도 나지 않을뿐더러 빨리 걸어지지도 않는다. 더위는 이른 아침에도 늦은 저녁에도 날 구속하고 놔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아파트 상가에 다다르.. 2018. 8. 21.
저녁 산책길 2 7월에서 9월에 많이 핀다는 망초가 흐드러진 모습이다. 들판을 보면 곳곳에 오래도록 눈길을 끄는 망초를 누구나 보게 되고 자연스레 눈이 간다. 다른 꽃보다 흔하디흔한 탓에 귀하다거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저 한낱 서민에 불과한 평범한 나와 같은 존재로 보인다. 특별.. 2018. 7. 27.
벽을 타고 오르는 꽃 공장 입구 문을 열고 들어서면 떡하니 마주치는 풍경입니다. 봄날 발견한 작은 콩잎 닮은 싹이 점점 자라더니 이렇게 컸어요! 에어컨 실외기 뒤에서 벽을 짚고 오르더니 점점 가지도 뻗고 왕성한 광합성 작용으로 잘 자랍니다. 영양분을 얻으려고 뿌리는 땅속 어디까지 내려가는 수고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처음 시작된 줄기는 그리 튼실해 보이지 않았지만 위로 뻗은 가지들은 보시다시피 엄청나고요. 이젠 꽃까지 피웠습니다. 2층에서 창을 열고 내다보면 달큼한 향이 확 몰려옵니다. 뽑겠다는 직원을 말린 게 잘했다 싶습니다. 마당과 벽 사이 작은 틈에서 나온 식물들은 한결같이 대단한 존재라 여겨집니다. 2층에서 창밖으로 내려다보며 찍었습니다. 이름이 뭔지 모르겠고 향은 아주 좋습니다. (이름이 박주가리랍니다. 물소리님.. 2018. 7. 12.
들꽃을 보며 출근하는 기분 며칠 전 출근길에 공장장 차가 배터리 방전으로 늦게 온다는 연락이 왔다. 버스 종점에 내려 공장장 차를 타고 잠시 들어와야 하는 곳인데 사정이 생겨 늦게 출발한 경우나 차량 문제로 이런 일이 1년에 한두 번 생긴다. 이런 날이 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걸었다. 차가 늦.. 2018. 6. 26.
꽃과 나무 저녁 산책로엔 금계국이 노랗게 가득 피어 있네요. 봄날엔 유난히 노란 꽃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생동감이 있어 좋고 걷노라면 눈이 즐거워 콧노래도 부르지요. 지저분한 곳은 풀을 베어 풀냄새가 나서 나도 모르게 '풀 냄새 피어나는 잔디에 누워~~ ' 이 노래를 자꾸 부르게 된답니다. 아름다운 날입니다. 여기 틈새는 작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애기나팔꽃이 피어 있던 자리입니다. 애기나팔꽃의 씨방이 떨어진 자리에 어느 날 자리 잡은 씀바귀가 이렇게 만개하여 출근길 기분 좋게 반겨주고 있네요. 상사화도 아닌데 서로 볼 수 없는 애틋한 사이인가 봅니다. 애기나팔꽃이 떠난 자리에 이제야 찾아온 노란 씀바귀가 후회하며 꽃 피운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이 자리가 좋은지 작년에 핀 애기나팔꽃도 씀바귀도 아주 싱그럽게 잘 자라.. 2018. 5. 30.
봄꽃과 함께 딱 한 달 전에 살구 꽃님이 보내주신 제비꽃 사진이다. 숲속에서 제비꽃을 만나자 내 생각이 나서 일부러 찍었다며 보내 주셨다. 올봄 나는 실제로 제비꽃을 이렇게 많이 만난 적 없어 감사하다. 출근하는 버스에서 매일 만나는 공주님이 있다. 그냥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고 버스 기사도.. 2018.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