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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30

수필 ; 헌책방을 읽다(김이랑) 제6회 천강문학상 수상작 헌책방을 읽다 김이랑 텅 빈 가게, 빛바랜 간판만이 여기가 한때 버림받은 책들의 처소였음을 알린다. 아무런 안내가 없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지도에서 사라질 모양이다. 발품을 보태 법서를 사던 시절부터 허기를 채워준 곳인데, 허전한 걸음으로 나는 다른 보물섬을 찾아 떠난다. 헌책방의 질서는 뒤죽박죽이다. 정해진 자리는 형식일 뿐 계급이나 서열이 없다. 펄벅의 대지 위에 한국의 야생화가 피고 백과사전에 눌린 시집이 숨을 못 쉬겠다고 엄살을 떠는가 하면, 돈키호테가 이순신 장군에게 창을 겨누며 어서 칼을 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큰스님의 어깨에 발을 척 걸친 동화를 보며 명랑만화가 깔깔거리고 명심보감이 옆에서 웃음을 꾹 참으며 앉아있다. 법전을 깔고 앉은 사형수의 참회록과 명작 위에.. 2023. 3. 23.
김이랑 작가님 문예창작실 서울 강의(제2기 수강생 모집) ◆수강 대상(시, 수필, 소설, 동화) - 문장의 기초부터 탄탄히 다질 분 - 여러 강좌를 들어도 작품이 나아지지 않는 분 - 틀에 박히지 않는 새로운 강의를 찾는 분 - 수준 높은 과정을 통해 실력을 키운 뒤 신춘문예 및 공모전으로 나갈 분 - 등단했지만 실력을 더 키울 분 ◆커리큘럼 - 문장반 6개월 ; 감각적 글쓰기 실전서 (문장의 문학적 메커니즘) 공부 문장의 원리와 문학적 문장을 익힘 다양한 문장 쓰기 연습(스무고개) - 중급반 1년 ; 수준 높은 작품을 창작, 개인의 목표를 지향(신춘문예. 공모전) - 심화반 2년 ; 등단 및 작품집 발간, 아르코 창작기금 준비 ◆수강 비용 ; 문장반 6개월 50만 원(매회 강의실비 5천 원) 이후, 창작반 이상은 반 편성에 따라 추가됨 ◆장소 및 시간 - 장.. 2023. 3. 6.
교열 기자의 오답 노트 교열 기자의 오답 노트 (박재역 지음) 오늘은 이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을 쓴 박재역 선생님은 중학교 교사였는데 그만두고 동아일보 교열 기자로 입사했다. 퇴직 후에는 우리말의 바른 표기를 위해 책을 쓰시고 지금도 곳곳에서 강의하신다. 2005년부터 다음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럭저럭 18년이 되어간다. 처음엔 넋두리하고자 시작했고 지나온 날을 기록하면 어떨까 해서 시작했다. 그때는 먹고살기 바빠서 취미를 찾아다닐 틈이 없었다. 경제적, 시간적으로 그랬다. 해서 시간 나면 그저 책에 코를 박고 있는 것이 낙이었고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었다. 그러다가 끼적거리며 다른 세상을 만났다. 가족과 회사의 테두리에서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 써주는 댓글에 마음이 밝아졌다. 내 안을 채웠던 까만색이 하얀색과 섞이면서 .. 2023. 1. 2.
김이랑 작가님 서울 문예창작실 특별 강의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이신 김이랑 작가님은 대구에서 문예창작실을 운영하고 계신다. 코로나19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대구까지 가서 강의를 들었다. 서너 번 가고 못 갔다. 내가 김이랑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신춘문예공모나라 카페를 통해서다. 거기에 작가님의 수필 여러 편이 소개되어 있다. 맨 처음 읽은 수필이 '헌책방을 읽다'였다. 그 수필을 읽자마자 머리에 뭔가 번쩍하면서 전율이 일었다. 이런 글이 진정한 수필이구나!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하며 작가님의 수필을 찾아 읽었다. 이미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하셨고, 작가님의 수필은 감히 누가 토를 달 수 없고 따라가기 힘든 높은 경지에 오른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분이라 여러 공모전에서 심사도 하신다. 하지만 제자들이 응모하는 공모전은 절대 심사 의.. 2022. 12. 28.
피아니스트의 전설 트럼펫 연주자 맥스 투니가 악기점에서 14달러에 트럼펫을 파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맥스가 분신 같은 트럼펫을 팔고 나오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연주하게 해달라고 하자 악기점 사장이 귀찮아하면서도 내준다. 그가 트럼펫으로 연주한 곡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몇 명뿐이다. 그 곡.. 2020. 2. 25.
뮤지컬 '빅 피쉬' 요즘 딸과 지내는 시간이 많다. 아들이 독일로 공부하러 간 작년 8월 말부터 딸이 부쩍 엄마를 챙긴다. 더러 귀찮을 때도 있지만, 마음이 스산하여 공중에 둥둥 떠 다닐 땐 땅으로 끌어당겨주는 딸이 고맙기도 하고 그런 딸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명절 전 모시고 온 시어머니가 아침 눈 뜨.. 2020.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