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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그림전(박은라 화백) 병원 예약 시간보다 1시간 반 일찍 도착했다. 하릴없이 돌다 민들레를 만났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사시사철 볼 적마다 초록잎 무성하고, 노란 꽃을 피우고, 홀씨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하늬바람에도 돌개바람에도 따라나설 채비를 노랗고도 하얗게 꾸리고 있다. 여행지가 보도블록 사이라면 무전 여행자의 꿈을 엿보고 초록 들판이라면 잡초들의 속삭임을 듣는다. 비가 잦아서일까 하늘은 높고 푸르며 구름은 몽실몽실하다. (로비에서 시간 보내기) 2021. 6. 3.
아들의 선물 제비꽃. 오늘로서 직장생활 마지막이다. 다시 직장인이 될 날이 있으려나 모르겠다마는 그토록 원하던 퇴직인데 딱히 기쁘다고 표현할 만큼의 크기가 아니다. 그저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무덤덤하다고 할까?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서두르지 않아도 되면 그때 어떤 기분일까? 아들이 퇴직 선물이라며 지난번에 써 준 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보내왔다. 시 제목은 제비꽃이었는데 엄마의 눈에는 참 잘 쓴 시로 보였다. 아들이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이 이랬었나 보다. 여기 올려질지 모르겠다.(여기까지 작년 11월 30일에 쓰다 만 글) .......................................................................................................... 2021. 4. 13.
뒤죽박죽 살아가기 이런 일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원래 소규모라고 제가 누누이 말씀드렸다시피 직원도 몇 안 됩니다. 매출이 급감한 3월에도 출근은 했고요. 사장님께 슬쩍 정 어려워지면 무급휴직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 물음에 사장님이 바로 잔머리 굴리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어이가 없더라고요. 이게 잔머리인가요? 그 말 들으니 엄청나게 기분 나빴습니다. 생각해서 한 말인데 2월 중순부터 매출 급감에 3월엔 코로나 직격탄으로 총매출이 몇십만 원이었습니다. 4월에는 작년 매출보다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5월이 되자 어디서 들으시곤 유급휴직 신청을 하라시며 4월에 왜 이런 걸 신청하지 않았냐고 버럭!~ 아니, 정상 출근하는데 왜 유급휴직을 신청합니까? 나랏돈이라고 아무렇게나 받아도 되는 건 아니잖.. 2020. 6. 9.
그대를 기다리는 여름 우리 동네 곳곳 교차로 옆에 세워진 그늘막. 아직은 기다림에 익숙한 듯 보인다.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을 바라보며 여름이면 품으로 안겨올 그대를 기다리는 의젓함! 설렘을 품고 그날을 기다리는 넉넉한 품. 햇살도 가려주고 소나기도 가려줄 진초록 그늘막 '햇살 내리쬐는 여름날 그대의 그늘이 되길 기다리며' 참 예쁜 글과 색이라 자주 보는 데도 볼 적마다 마음 한 켠이 파랗게 물든다. 괜스레 나도 설렌다. 뜨거운 여름날도 거리는 사랑이 펼쳐질 것만 같다. 사진을 바로 세우려니 방법을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주세요^^ 2020. 5. 20.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고 이른 아침 5시에서 6시 사이면 문 밖에서 형부가 뉴스를 보며 부엌에 있는 언니를 향해 크게 말한다. 한 꼭지가 지나고 다시 한 꼭지가 나오면 형부는 다시 언니 등을 바라보며 오늘은 코로나 환자가 늘었다거나 외국에서 온 사람 중 확진자가 몇 명이라며 알려준다. 오늘은 어떤 뉴스가 나오는지 안방 침대에 누워서 듣는다. 6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울려야만 겨우 일어나는 내가 언니네서 지내면서 알람 대신 형부가 아침마다 전하는 뉴스를 들으며 조금 일찍 잠이 깬다. 언니네 와서 산 지 벌써 17일 째다. 그냥 작은 방에서 지내겠다는데 굳이 화장실 딸린 안방에서 편하게 지내라며 장롱 한쪽까지 싹 비워주었다. 남편과 딸과 내가 언니와 형부 둘이 사는 집으로 와서 당분간 지내겠다고 결정한 것도 우리 세 식구의 마음이라기.. 2020. 4. 17.
봄을 보다 건강검진에서 갑상샘에 혹이 제법 크다고 진료를 꼭 받아보라고 했다. 아산병원에 예약하여 진료를 받고 검사일을 지정하여 다시 검사했다. 검사일에 가느다란 바늘로 초음파로 보면서 조직을 떼어 내고 핵 영상관에서 목 사진을 찍기로 했다. 미리 수납을 마치고 조직을 떼기 위해 초음.. 2020.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