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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날 닮은 딸에게.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6. 2. 24.

딸! 뚱! 난이! 보울이! 똥깡아지! 

 

어느새 여고생이 되는 딸~

엄마는 요즘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단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일주일 후면 고등학생이 된다니 초등학교 입학할 때의 네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단다.

그 날, 너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말이야  다른 부모들은 다들 웃고

떠들며 자기 자식들을 바라보며 흐뭇해 하고 있더라.

근데 엄마는 왜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그 때 그 감정을 뭐라고 해야 하나?

쑥 커버린 니가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어쩌면 갑자기 엄마자신이

벌써 초등학생 엄마가 된데 대한 그 형용할 수 없는 어떤 감정으로 인해

눈물을 흘렸던 게 아닌가 싶어.

눈물을 닦으며 너를 보았는데 지그재그로 갈라 묶은 머리에 뽀얀

얼굴에 베이지색 코트를 걸친 너는 불안한 듯이 땡그란 두 눈은 엄마를

찾기에 바쁘기도 하고 그렁그렁한 눈을 어떻게 해야하나 불안해 보이기도

했단다.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제 훌쩍 커버린 너에게 요즘 엄마는 무척이나 미안하고 고맙단다.

방학동안에 허둥대며 출근하는 엄마를 위해 출근 준비도 도와주고 설겆이는

아예 맡아놓고 하고 집안 청소와 빨래널고 개키는 것 까지 몽땅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그리고 늘 미안해 하는 엄마에게 넌 "이정도 쯤이야 당연히 해야지" 하며

생글생글 웃어 줄 때는 내가 꼭 너 딸같이 느껴지더라.

그래서 딸없는 집에는 딸을 부러워 하나봐.

엄만 백 번 천 번 만 번. 만 번에 또 만 번을 더해도 딸 낳은 것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최고로 잘한 일이고 정말 감사하고 가장 행복한 거라 생각해.

친구처럼 대화를 할 수 있고 아플 땐 팔 다리도 주물러 주고 엄마를 많이

이해해주고 엄마와 생각이 같은 게 많아서 참 좋아.

그렇지만 엄마는 항상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

아직은 꿈꾸는 철부지인데 벌써부터 멀쩡하게 철이 들어버린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미안해!

아직은 편안하게 부모사랑 듬뿍받고 어리광부리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친구들처럼 그렇게 지내야 할 때인데 못난 엄마때문에 고생이 많은 거 같아서

말이야.

 

그리고 방학  시작할  때부터 마음 다잡아서 공부 열심히 해서 고마워!

입학식 며칠 안 남았지만 ebs 방송  열심히 하기 바래~

 

남들이 알면 팥쥐 엄마인 줄 알거야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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