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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친구 옥이와 희 사이에서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4. 7. 7.

 

초등학교 동창중에 옥이와 희라는 친구가 있는데

서울 경기지역에 사는 열명정도의 친구들 중 두 명이다.

  성격도 제각각이라 늘 앙숙처럼 둘 사이가 좋지않아

중간에 있는 내가 이쪽도  저쪽도 편들 수 없어 중립에서

둘의 관계를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중간역할을 해야 되는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한마디만 잘못하면 이쪽 친구편에 치우친 듯하여 되려 오해를 받게 되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기도 한다.

 

옥이는 시골에서 우리집 맞은편 동네에 살았고

희는 우리집에서 거의 십리는 떨어진 위쪽에 살았는데

우리나이 서른후반인지 사십대 초반에 서울에서 어찌어찌 연락이 닿아

십여명 안팎의 친구들이 1년에 서너번 만나는 모임을 갖게 되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일찍 시집간 명애의 딸 결혼식인 경사가 있었다.

마침 그때 내가 어깨수술을 하여 입원중이라 불참하고 친구들은

예식장에 들렀다가 단체로 병문안을 와주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

 

집으로 돌아간 후 저녁시간 옥이에게 전화가 왔다.

씩씩대면서 열변을 토하는데 타고난 큰목소리로 다다다다

예식장 갈때의 섭섭함을 늘어지게 한 말 또하고 다시하고......

수술한지 사흘된 나를 붙들고는 끊을 생각도 않고  간호사선생님이

들어오신 후에야 전화를 끊었다.

희와 지하철 몇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4분전에 도착했지만

희가 기다리지도 않고 남자동창과 함께 예식장 셔틀버스로 먼저

가면서 전화도 없이 갔다는 서운함의 토로와 함께 늦지도 않았는데

가버린건 잘못이다며 처음엔 희 잘못을 인정해주었다.

 

예전부터 둘 사이는 항상 투닥거리기 일쑤인데다가 목소리가 커서

작지않은 내목소리조차 그 둘과 함께면  늘 묻히기 마련이다.

 

그 후로 퇴원후에도 옥이는 전화를 해서 희의 그날 행동에 대해 얘기를 했고

다음 총동문회 갈 때도 했고 선후배들 함께 만나는 재경동문회에서도 했고

수락산 단체 산행때도 그 얘기를 했고  만날 때마다 입을 거품을 물고

영희에 대해 걔는 왜 그러냐고 하고  또 해서  나역시 듣기 거북할 지경이 되었다.

누구나 뒷담을 할 수도 있지만 한번 했으면 그만이지 그런 감정을

품고는 얘기 상대만 나타나면 희 이야기를 하고 또 하기에

다른 얘기로 돌리기도 하였지만 되지도 않고 다른 일로 전화가 와도

꼭 희 이야기를 하고 다시 그 이야기를 해서 한마디로 내가 듣기 지겹고

짜증이 나고 옥이의 전화는 달갑지가 않게 되었다.

 

지난 4월초 선후배 동문들과의 서울 모임에서도  또 희 얘기를 하면서

어찌나 빨리 잘도 하는지 중간에 자를 수가 없을 정도였다.

 큰소리로 떠들기에 결국 내가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틈을 기다리는 내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서 그 얘기 정말 백번은 들은거 같다고

그만하라고 했더니만 당장 너도 싫다며 열번도 안했는데 그런다고 되려

나한테 울그락불그락하여 기가막혀서 알았다고 계속 그 얘기 하는건 좋지도 않고

선배들과 모였는데 우리친구 얘긴데 희의 이미지도 있으니

선후배들과 공감되는 얘기를 하자고

했더니만  선배들이 듣고 있으니 한다는 거다.

그 말에 삐쳐서 그날 이후로 옥이는 내게 연락도 없다.

 

지치지도 않고 친구가 한 실수를 두고 두고 소 되새김질 하는것도 아니고

하고 또하고 난 한마디로 질려버렸다.

그 두 친구때문에 동창모임도 잘 가지 않았는데 이젠 더 가기 싫어진다.

모이면 옆테이블 사람들 생각도 않고 소리높여 떠들고 웃는 모습에

조용히 얘기하라고 달래기 바빴던 나는 그런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옥이는 어찌 그렇게 자신만만한지 남의 작은 흉허물도 덮어주지 못하고

자꾸만 내보이고 헤집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시집 잘 가서 애들 잘 크고 안정적인 생활에 자신도 부동산을 하면서 살기에

모든것이 당당한건 알겠지만 세상살이가 늘 만만한 것도  아니고 언제 어떤일이 생길지

모르는 것인데 지나친 자만보다는 배려와 이해를 하며 산다면

더 멋지게 보이고 좋은 친구로 기억되고 좋을터인데 만나기 꺼려진다면

이미 친구가 아닌 남이 된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나간 일을 이렇게 쓰게 된 것은 어제 단체 카톡에서 친구들의 인사가 오가기에

인사를 했더니만 휭하니 대꾸도 없이 나가버리기에 기가 막혀서

참 대책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난 누굴 막론하고 자기주장만 강하고 자신이 남에게 말로 상처를 주면서

자신은 남이 한마디만 하면 펄쩍 뛰면서 들으려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정말 싫다.

판단은 남들이 하는 것인데 자신이 완벽한 것처럼 나 이런사람이야! 하고

내세우는 사람치고 정말 잘난사람은 못 본거 같다.

가만 있어도 말하지 않아도 그저 느껴지는 그런 진국같은 사람이 참 좋다~!!!

 

우리아파트 데이트코스

( 하트모양 옆에 사랑의 벤치@^^@    햇님있는 곳이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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