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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네가 딸이야, 난 엄마고!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6. 8. 26.

 

딸내미~ 

나, 네 엄마야! 알고 있지?

근데 가끔. 아니 종종 네가 엄마고 내가 딸 같아.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래서 네가 엄마 말을 안 들을 때가 있나 봐.

 

어제는 소파에 앉았는데 네가 한 말이 어이가 없더라.

 "이따가 여기 밟지 마! 조심해야 해! 엄마"

그러길래 

당연 "알았어" 하고 보니

바닥에 큰이모가 준 인형이랑 잡다한 물건 포장지며

호치키스 심이랑 포장지에 붙은 핀 종류가 있더구나.

 

그래서 무심코 앉아 있는데 곧이어 네가 한 말!

 "아휴~ 안 되겠다. 내가 치워야지~

 잠깐만 일어나지 말고 그대로 앉아 있어 엄마" 이러더라.

 그러면서 주섬주섬 치우는 거까지는 기특하더라.

왜냐면 네가 다 꺼내고 어질러 놓은 거니까 그러려니 했지.

 

근데 치우면서 네가 하는 말이 가관이더라!

 "좀 있다가 또 우리 엄마 그냥 밟고 지나가다 다치거나

미끄러지지. 그러기 전에 내가 치워야지! 어휴~~ " 그랬잖아.

 "아가씨나 조심해! 알았지?"

 

야! 내가 가끔 여기저기 툭, 툭 잘 부딪히고 다치긴 한다마는

 이건 한두 번 아니고 너 만날 엄마한테 조심하라 하고

 부엌에서 요리하는 데도 "엄마 튀기지 않게 조심해!"

그러잖아.

며칠 전에 돈가스 튀길 때 네가 배고프다니까 맘 급하게

하다 보니 기름이 툭 튄 거지. 내 오른팔에 콩알만 하게 데인 자국 괜찮아!

  "엄마가 시집갈 일이 있냐? 누가 봐 줄 사람이 있냐?

아줌마는 이런 거야~"

 

그리고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조심하라는 말

뒤에서 너무 심하게 하는 거 같아.

그건 내가 너한테 늦지 마라, 길 조심! 차 조심! 특히 사람 조심!

이러는데 넌 항상 엄마가 더 걱정이라며 하는데

 엄마 아직 늙지 않았고. 내가 네 보호자 거든!

알겠지?

엄마 걱정하는 건 고마운데 이젠 내가 헷갈리잖아.

자꾸 그러면 너한테 기대게 된다니까!

 

이모가 너 철이 너무 빨리 든 거 같아서 맘 아프대.

엄마도 고맙지만, 마음이 짠하고 그래.

그러니까 엄마 걱정하지 말고 방실방실 웃으며

나이답게 예쁜 여학생으로 편하게 걱정 없이 즐겁게 지내면 좋겠어!


엄마 닮아서 너도 약간 덜렁대고 다치기도 잘하잖아.

우리 둘 다 조심~ 조심~ 약간 더 여성스러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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