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요즘은 참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눈에 잘 띈다.
마지막 장맛비 내리던날 ,
퇴근길에 집근처로 털래털래 하룻동안의 무거웠던 어깨를
쉬러 가는길이라 몸도 무겁고 마음도 그다지 가볍지 않았던 그날...
신혼부부처럼 보이던 한쌍이 나란히 앞에서 우산하나를 받치고
걸어오고 있었다.
10미터 전방쯤에서 새색시가 갑자기 '어머 자기야 무서워... 어떡해~'를
연발하며 호들갑이다. 새색시의 눈길이 가는곳은 다름아닌 내옆에
어슬렁 거리는 개한마리!
아니 내가 보기엔 그다지 크지도 않고 ( 애완견으로는 좀 크다 싶을 정도였기에)
적당한 외모에 사람으로 치면 이쁘장~하게 생겼는데 누르스름한 털이
곱기도 하였다.
전혀 무서워 보이지 않는 그 개를 전방 10미터 부터 3-4미터 앞에 다다를때까지
새색시는 신랑의 등짝을 앞에 놓고 좌로 우로 고개를 디밀며 '자기야~'를
연발한다..
참말로....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내속으로 한마디 나간다. '좋~~을 때다.. '
내옆에 대충 어슬렁 대며 가늘어진 장맛비를 맞으며 마실 나왔던 그 개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거리 여기저기를 쳐다보매 꼬리만 흔들어 대는구만!
드디어 이몸과 엇갈리는 순간 신랑의 한마디
'아니 ! 복날이 언제 지났는데 니가 아직도 살아있단 말이냐' 하며 으쓱
한마디 던지며 지나간다...
내 속으로 또 한마디 ' 잘~~들 논다'
잠시 가다 다시 한마디 '지금은 무서워 무서워 하지만 좀 지나면 새색시가
개를 발로 툭툭 찰 걸?' 하며 웃음이 나온다.
지나치면서 어찌나 우습던지..... '그땐 다 그런가 보다'
근데 왜 배가 살살 아프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