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 제삿날이다.
멀리 있다는 이유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앉아서 맞이하게 된다.
해마다 여름이면 아버지 제사가 언제쯤일까
달력을 먼저 확인하곤 하는데 항상 여름방학중이라
웬만하면 애들데리고 참석을 하려 하지만,
그게 맘대로 되질 않는다.
주말에라도 된다면 조퇴하고 느지막이 도착해
잠시 제삿상앞에 서서 자식의 도리를 조금이나마
하려 애쓰기도 하는데.
맘과 뜻대로 되지않아 도리를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괜히 우울해지려는 오후를 맞으며
잠시 따스했던 아버지의 미소를 떠올린다.
갈래머리 땋을 때 뒷거울이 없어 손으로 늘 비춰주고
계셨던 아버지가 보고싶어진다..
고3 여름방학 첫날 아침을 그렇게 펑펑 울며
믿기지 않는 아버지의 주검을 맞았던 그병원.
그 의사가 못내 원망스러운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신
아버지의 약한 육체보다도 무능한 의사였다는 고정된
생각이 머릿속에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렇게 조용히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내려 한다.
근데 가슴이 아리아리하고 눈물이 나려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