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가 지나고 있다.
남의 블로그에서 기웃거리며 좋은 글도 많이 읽었지만
내 블로그에 오니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저께 내린 눈이 채 녹기도 전에 오늘 오후부터 새색시 모양
살금살금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 위에 제법 쌓여 버렸다.
설상가상이 아니라 설상설상(雪上雪上) 이 되어 버린 밤!
퇴근길에 비스듬한 700여 미터를 내려오면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신경 쓰고 걸었는데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면 참 우스웠을 게다.
엉덩이를 씰룩쌜룩 뒤로 슬쩍 빼고 다리는 어그적!
꼭 오줌 지린 사람의 자태였을 터!
이렇게 내리는 눈이 2월하고도 중순이 되어가는데 이젠 그만
내리겠지? 나중에 12월에나 만날 수 있겠지?
20층에서 내려다보니 어느새 눈이 다 그쳤나 보다.
손톱보다 작은 가로등과 손가락 한 마디 만한 자동차들과
반지르르 설탕처럼 빛나는 눈과 온몸에 눈을 가득 품고 있는
앞산의 나무들.
모두 잠들기 시작했다.
며칠째 다 읽지 못한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으며
이 밤을 마무리해야지.
약간은 우울하기도 하고 무덤덤하지만,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바쁜 일상이 시작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