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내다뵈는 창밖 풍경은 따사롭다 못해 눈이 부시다.
정작에 밖으로 나섰을 땐 빰을 때리는 시린 바람이 살얼음이 닿는 듯
소름 끼친다.
그저 볼 때와 맞닥뜨렸을 때는 너무나 다르다.
우리네 모든 생활과 인간관계 역시도 그렇게 느껴질 때가 참 많았던 것 같다.
그저 겉 보기에 인상 좋고 매너 있게 보인다거나 너무나 착해 보여서
아니면 후덕해 보여서 내 속을 훌훌 털어버리기도 하고 마음을 전부 줘버릴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다 가끔은 내 속을 내보였던 어리석음과 후회로 가슴을 칠 때도 있고.......
그런연유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쉽게 믿어버리는 편인 나는 그 이유가 좀 더
다른 곳에도 있다.
내 첫인상이 과히 좋다거나 다정다감 하다거나 편한 인상이 아니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터라 누구를 만나게 되면 먼저 속없이 자신의 얘기를 해서
상대방이 편안한 상대로 날 기억해 주길 바라는 것이 몸에 배게 돼버렸다.
사람들이 특히 여자들은 차가워 보인다고 하거나 약간은 거만스럽다거나 쌀쌀맞아
보인다고들 한다. 그렇게 보이는 인상이 정말 싫어서 하나의 방편으로 내 쪽에서
먼저 속을 드러내는 자신을 이젠 바꿔 보려 한다.
겉으로 보이는 내 인상과 지나면서 나를 기억해 주는 인상의 차이가 제법 큰데
이젠 나이도 나이니만큼 조금은 후덕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좋은 인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창 하나 사이로 너무나 현저하게 다른 기온을 느끼듯이 나 역시 그런 사람인지도
모른다.
애써 위로하면서 한가로운 오늘은 정말 착해지고 싶고 온순해지고 싶다..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