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 좋은 시절

번개모임. 정약용 생가(2020.01.04)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20. 1. 10.


 수영장에서 친한 다섯 명이 지난 금요일 밤 카톡으로 번개 모임을 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다섯 명 모두 시간이 되어 느지막이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했다. 새해를 맞아 도란도란 얘기하는 시간을 만든 셈이다. 모두 직장인이라 저녁 8시에 수영하고 끝나면 집으로 가기 바쁘니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만나기가 쉽지 않아 무조건 좋다. 여기저기 음식점을 고르다가  딸과 두어 번 가 본 모밥집으로 가자고 했다. 다들 좋다 하여 금남리 모밥집으로 가서 두부전골 3인분에 된장찌개 2인분 그리고 고등어구이 두 마리 추가(한 마리에 5천 원씩)해서 먹었다. 밥은 큰 양푼에 나오므로 각자 알아서 퍼먹기. 양배추 쌈과 모심기 때 먹었음 직한 나물 반찬과 고등어구이까지 참 맛나게 먹었다. 두부전골은 말해 뭣하랴! 숭덩숭덩 썰어 넣은 돼지고기와 큼직한 두부 몇 조각. 3인분인데 2인분으로 주셨나? 라며 먹었다. 양이 양에 차지 않아 아쉬웠다. 빈 그릇만 남기며 설거지하기 좋겠다고 시시덕거렸다.

 나오는 길에 원두커피 내려놓은 걸 한 잔씩 들고 마당 벤치에서 햇살을 쫓아다니며 마셨다. 카페 갈 돈 2만 원 아꼈다며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해바라기를 했다. 주차장도 넓고 마당과 벤치가 운치 있게 꾸며진 곳이라 자주 가고 싶은 곳이다.


 커피까지 마셨으니 모처럼의 토요일 남는 건 시간뿐인데 하며 수종사를 갈까, 두물머리를 갈까, 정약용 생가를 갈까, 하면서 근처 갈 곳이 많아서 고민하는 시간이 얼마나 유쾌하든지... 날이 다소 쌀쌀하여 정약용 생가를 택했다. 배는 불러도 또 그런 곳은 앞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뻥튀기라도 사자며 3천 원 주고 하나 사 들고 먹지는 않고 네가 들고 내가 들고 짐을 만들었다. 뻥튀기는 사랑받지 못하고 올 때 차에서도 굴러다녔다. 굳이 몇 번씩이나 가본 피아노 폭포 쪽으로 지나오면서 오래간만에 웃음 나누고 모두 올해도 건강하게 수영 열심히 하고 복된 나날 보내자며 헤어졌다. 운전하느라 수고한 동생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즐거웠던 날을 기록한다.

정약용 선생의 호다산(茶山)·사암(俟菴)·여유당(與猶堂)·채산(菜山). 근기(近畿), 여유당 앞에서



상차림 2인분 반찬이다. 3인분은 접시에 따로따로 나왔다. 음식 사진은 이것뿐임.

겨울나무의 멋스러움과 새 집, 날이 맑아서 하늘색도 곱다.


나뭇결이 고와 쓰담쓰담~ 겨울나무의 늠름함!





막내는 사진 찍기 바쁘고 언니들은 철없이 폼만 잡은 흔적이...

동갑내기 영희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온갖 포즈를 취한다. 뭘 해도 이쁘고 뭐든 잘한다.

단체 사진 달랑 한 장

여유, 느긋, 행복

거중기 구경하며 뻥튀기 신나게 뜯어먹는데 사진 찍는다기에 뻥튀기 쪼가리 들고 입 다물고 ~

저기 뒤로 보이는 기념관에 들어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일대기를 훑어봤다.

모두 무료에다 주차장도 넓고 좋다. 오가는 길에 북한강 줄기를 따랐고 생가 근처에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몸을 섞어 한강이 되는

두물머리다. 사계절 내내 서정이 흐른다.

역시 동갑내기 영희와 죽이 잘 맞는다. 경세유표, 흠흠신서, 목민심서 외 한 가지를 넣고

시험을 봤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한나절 잘 보냈다.

다음엔 1박 하자며 손가락을 걸었는데 그날이 언제가 될지, 오기나 할지 모르겠다. 


얼굴 사진 질리겠다마는, 전에 폰에 저장된 사진 다 날아간 적이 있어 여기 올려둔 사진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때는 이렇게 살았구나 하며 나중에 보게 될 날이 있을 것 같아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