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면서 좀 바빴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12월 말부터 바빴습니다.
대부분 그러셨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렇게 새해를 맞았고 벌써 4일이네요.
업무가 많아 책상 위에 서류를 쫙 펼쳐놓고 두서없이 일을 정리하고
해가 바뀌어 엑셀로 작업을 하더라도 수기 장부는 필수라
견출지에 상호를 적고 매입 매출 장부를 만들었습니다.
이월금을 옮기고 작년 말까지는 마감하여 결산도 해야 하고요.
세금계산서도 정리해야 하고 나름 뒤죽박죽이 되고 그랬습니다.
와중에 택배회사는 드림 택배로 이름을 바꾸고 프로그램을 바꾸게 되어
난데없이 일이 더 생겼는데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여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고요.
다행히 이리저리 알아보고 전화 상담을 해서 무사히 설치하여 완벽 숙지했습니다.
오늘은 조금 느긋하게 정리하고 책이라도 좀 읽을 수 있을까 했는데
외부에 계신 사장님은 작년과 한 치의 변함없이 영양가 없는 일로 전화통 불이 납니다.
한 예를 들자면 전화를 받으면 앞뒤 없이 전화번호 적으라며 하나를 불러줍니다.
받아적었지요. 다시 전화번호 하나를 불러주겠다더니 일단 끊고 사장님 전화에 저장된 것을
다시 메모해서 불러주겠다 하십니다.
10초쯤 후에 다시 전화가 옵니다. 메모하신 전화번호를 다시 불러 줍니다.
지금 불러준 전화번호에 좀 전에 불러준 전화번호를 문자로 보내라 하십니다.
대답은 네! 했지만 약간의 짜증이 났습니다. 월급을 받으니 시키는 대로 해야지 하면서요.
조금만 신경 쓰이는 일은 배우려 들지 않으시는 사장님이라 4년을 다니며 어느 정도 포기는 했고요.
문자를 보내고 잠시 후에 다시 전화가 옵니다. 보냈냐는 확인이지요.
이후에 또 전화가 옵니다.
거래처 사장님이 전화를 안 받으시니 제가 해서 우리 사장님께 전화하라고 전하라네요.
사장님이 하셔서 안 받는 전화 제가 한다고 받을까요? 물론 안 받습니다.
일반 전화로 했지요. 여직원에게 사장님이 전화를 안 받으시는데 현장에 계신가요? 하니
그렇다 시네요. 시끄러워서 못 받으신다고요. 이미 그럴 거란 걸 알고 있습니다.
긴급상황이 아니면 바쁜 업무 끝내고 부재중 전화는 하실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요. 한 두 번 있는 일도 아니거든요.
그래도 사장님 성격상 급한 일이 아니어도 생각날 때 무조건 해야 직성이 풀리니 미안하지만
현장 가서 좀 전해달라 했습니다. 통화가 되지 않으면 분명 또 전화를 제게 하실 것이라서요.
사장님은 출근을 9시 10분쯤에 하시는데 저는 8시에 하니까 8시 반이나 9시가 다 되어갈 때
오늘 출고할 물품이나 거래처에 출고될 물품에 대해 또는 조금 궁금한 사항 같은 것을 물어보십니다.
출근하시면서 자동차에서 왜 전화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위험하기도 한데 말입니다.
30여 분 후면 사무실에 도착하시는데 왜 전화로 미리 이야기하시는지 도대체 모를 일이고요.
그 시간에 하셔도 어차피 출고는 화물차로 실어 보낼 경우 이르면 점심시간이고
아니면 오후 3시쯤이 기본입니다. 택배발송도 물론 그 시간 이후이지요.
불만이라기보다 지칩니다. 사람은 절대 습관이 바뀌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젠 해도 바뀌었으니 사장님 연세도 60대 후반에 드셨고 더 배우려 들지 않으시겠지요.
전화번호 메모한 수첩도 없어 수시로 거래처 전화번호를 전화해서 물어보시고 그럽니다.
해가 갈수록 사장님은 자잘한 것에 신경을 쓰시고 그러시네요.
뭐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배워야겠다 싶습니다.
어제는 회사 제품 사진을 거래처에 찍어서 보낸 후 삭제하다 잘 못 눌러서
제 사진이 몽땅 날아가 버렸네요. 아쉽습니다.
다 비우고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해야겠습니다.
연말에 주리님이 택배로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그 사진이며 많은 추억이
한꺼번에 없어졌습니다. 아쉽지만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사진은 또 찍으면 되지만 어제보다 젊은 내일은 없으니 그게 약간 서운합니다.
블로그에 그동안 도배하다시피 해놓은 사진이라도 있으니 천만다행이기도 하고요.
올해도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다짐해봅니다!
컴퓨터에 저장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찍은 사진이 한 장 남아있어 그나마 반가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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