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명동 호텔에서 친구 딸이 결혼식을 했다.
여고 동창이지만 고향은 같으나 초등학교 중학교는 다른 학교 출신이다.
지역상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 모임을 함께 하다 보니 그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친구는 초등학교를 그곳에서 나왔고 나는 중학교를 그곳에서 나와 여고에서 만난 셈이다.
여고 시절 반은 달라도 얼굴은 알고 지냈지만 그리 친하지는 않았다. 그날 예식장에서
서울에 사는 여고 동창 둘도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혼주인 친구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다.
재작년 친구 중에 가장 출세한 청와대 근무하는 친구 덕에 동창들은 청와대 탐방을 하게 되었고
그때 만나 새삼스레 여고 시절 이야기를 나누고 그랬던 친구다.
혼주인 친구는 집이 대구이다 보니 친구들을 위해 새벽 5시 포항에서 관광버스를 출발시켜
경주 경유, 영천 경유, 대구를 경유하여 오후 1 시 결혼식인 명동엘 11시에 도착했다.
집에서 11시에 나서는 내게 카톡 소리가 요란하여 진동으로 한 다음 버스를 타고
명동으로 향했는데 진동 소리가 윙윙 하염없이 손바닥을 간지럽혀서 옆자리 아리따운
처자에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나이든 아줌마가 내내 카톡을 하고 있다니...
그래도 친구들이 빨리 오라는 성화는 고마웠다.
가는 동안 친구들은 명동성당을 구경하고 있다더니 12시 조금 넘어 도착한 명동역 입구에서
우르르 만나 반가워했다. 무려 동창들 28명이 오고 서울에서 5명이 합류하니 동창회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멀리 살다 보니 해마다 하는 모임에는 아예 가지를 않아 이렇게 보는 것이 정말 반가웠다.
예식이 시작되자 신랑 신부 얼굴만 보고 식당으로 가 친구들과 먹고 즐기다 3시 반에 관광버스로
친구들을 보냈다.
서울 근교에 사는 절친 미예와 승기 영민이 그리고 상만이는 먼저 갔고 대신 경주 사는 순림이가
내일도 서울에 볼일이 있다며 남아 우리끼리 명동에서 이야기 나누며 실로 오래간만에 청춘으로
돌아간 듯 착각의 시간을 가졌다.
순림이는 중고교 동창이고 여고 시절엔 많이 친했기에 서로 손가락이 닮은 것을 내보이며 웃었다.
여고 시절 새끼손가락 끝부분이 살짝 구부러져 있어 나는 오른손을 절대 펴질 않았는데 순림이는
양손이 다 그렇게 구부러져 있었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닮아 7남매 중 셋째 언니만 빼고 오른손이나 왼손 중 새끼손가락 두 개다 아니면
하나는 구부러졌다. 오죽하면 아이를 낳자마자 손가락부터 확인했는데 다행히 우리 아이들을 비롯하여
모든 7남매가 낳은 아이들 아무도 새끼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았다.
순림이는 내게 그런 걸 어떻게 기억하냐며 웃었고 나는 그 시절 손가락이 큰 콤플렉스였음을 고백했다.
우리가 언제 명동 카페에서 이리 비싼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을 시간이 있을까 하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낸 행복한 날이었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사진을 보다 이렇게 기념으로 올려본다.
사랑하는 친구들 만나서 정말 반가웠고 행복했다~!!
미예와 순림이
여고 동창 양숙, 경화랑
승기, 아래 영민이
주름이 자글거려도 그저 즐거웠다!
혼주가 도시락을 준비했다며 기어이 손에 쥐여 줬는데 가방이 묵직했다.
와서 보니 이렇게 골고루 많이도 들어 있었다. 배즙과 사과즙은 먹어서 사진에서 빠짐.
하나씩 정성스레 포장하고 스티커도 붙이고. 신혼부부의 행복을 빈다!
메밀묵까지 들어있어 맛보다가 감동이라 사진을 찍었다. 딸 결혼시키는데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하다니!! 놀랍다.
10월 3일 시골 가면서 EBS 방송 윤덕원입니다. 문자 보내고 받은 선물, 두 달 반 만에 도착한 더치 커피. 감사하다.
딸이 손 시리다고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려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라며 준 토끼, 따뜻함이 40분간 유지되어 출근길 주머니에 쏙~
올해도 이렇게 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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