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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

혜민 스님 북콘서트 다녀오다.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7. 3. 31.


 일계표 곳곳에 메모가 있다.

29일 수요일에는 남양주시청에서 혜민 스님 북 콘서트가 적혀 있었다.

작년에 김탁환 작가 북 콘서트에 갔던 날은 자리가 많이 남아 있었기에

이번엔 입장권도 예매하지 않고 당일 퇴근 후에 시청으로 갔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도착하니 6시 40분이다.


 2층 다산홀을 가다 계단에서 길이 막혀 물어보니 예매하지 않은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단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 나중에는 건물 입구까지

줄 서서 기다리는 왁자한 분위기였다.

 380여 예매석이 다 나갔기 때문에 예매자 중 불참한 자리에 입장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예매하지 않았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혜민 스님이 이 광경을 보셨다면 얼마나 뿌듯하셨을까? 싶었으며, 한편으로 작년 말에

오셨던 김탁환 작가님께 살짝 미안했다. 그땐 날씨도 춥고 진눈깨비까지 내렸으니...


 워낙 유명한 분이라 오시는 분들이 많아 시청에서는 급기야 보조 의자를

강당 뒤편에다 줄 세웠고 이왕 걸음 하신 김에 입장하라며 들여 보내기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헛걸음 되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잠시 후~

 '달언니와 말랑씨'라는 그룹이 재즈 음악과 함께 달콤한 음악을 들려주어 귀를 열게 하고

사회자 또한 엄청난 말재주에 모두가 하하 호호 웃으며 혜민 스님을 맞았다.


스님의 강의는 책을 통해 대부분 알듯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란 책 내용처럼 좋은 면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가 주이다.


 남편이나 아내는 서로에게 종합선물 상자와 같아서 그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들어 있지

싫어하는 것도 들어 있으므로 선물 상자를 가졌다면 그 안의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라는 말씀이 좋았다. 다양한 감정이 담긴 상자로 생각하면 된다 싶었다.


 또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이 지금이 아니라 성공하면 돕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어려운 가운데 지금 당장 도움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베푸는 사람이 되라셨다.

 남의 말에 귀 기울여 주기가 기본이며 불평 불만을 계속 얘기하면 불행에 더 깊이 빠진다고

평소 말하는 습관부터 고치는 게 좋다는 말씀과 함께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메모한 것 전혀 없이 마이크만 잡고 두 시간을 집중하게 하셨고 스님은 감기가

다 낫지 않은 불편한 몸으로 성심껏 강의해 주셨으며 질문도 받으셨다.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베풀면서 살아야 스스로 행복해진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마음치유 명상을 15분간 하였는데 마음이 정화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낯선 이들에게도 항상 축복하는 마음을 전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잘 되기를 바라준다면

내 마음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는 말씀엔 고개 끄덕여졌다.

 

 스님의 습관을 눈치채고 난 피식 웃었다.

말씀 중간중간 청강자들에게 '"맞죠?, 맞죠?"라고 자주 물으셨다.


 강의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책에 사인을 해 주셨는데 줄이 워낙 길어 혜민 스님이 감 걸리셨는데

수백 곳에 다 사인하시려면 힘드시겠다며 아쉽지만 사인은 받지 않고 돌아왔다.

 마음 따뜻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