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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

여행스케치 '나무야, 나무야' 콘서트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6. 7. 8.

 평산 님의 소개로 사이트를 알게 되어 콘서트 신청을 했다.

가입한 날 신청을 했고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왔다. 당첨되었으니 공연 보러 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아니 이런 행운이~~!' 2명이 갈 수 있는 표였는데 딸이 근무 끝나고 잠실역에서 만나서 같이 가겠단다.

여행스케치는 연령대가 나와 우리 언니가 함께 가면 좋은데 싶어 80년대 그룹이라고 말해도

눈치채지 못한 딸은 엄마와 가서 좋다며 7월 7일만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내리던 비가 어제는 내리지 않아 날도 맑았고 더군다나 7시 반 공연 시작이니

나는 5시 퇴근이라 바로 잠실로 나가 딸을 기다렸다. 

 잠실역에 도착하니 6시도 되지 않았기에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딸은 6시 퇴근이지만 조금 지나야 나올 

있다 하고 아들은 6시 퇴근하여 2호선 서초에서 잠실로 오는 중이라 그곳에서 셋이 만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시간은 흐르고 그동안 나는 주변 오가는 수많은 사람을 보며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냈다.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뚱뚱한 사람 날씬하다 못해 아주 마른 사람 옷이 단정한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신발이 깨끗한 사람 아주 지저분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끼리 껴안고 다니는 사람 맹숭하게 남인 듯 함께 걷는

사람. 수많은 사람과 사람들...... 

 

 늘어선 옷가게와 신발가게 화장품 가게 빵집 등을 보며 아무 데도 들어서질 않았다.

 사지 않을 거라 들어설 필요도 없었지만, 눈으로 보면서 다니더라도 기웃대다 점원이 나와 말이라도 걸면

어쩌면 맘에 썩 들지 않아도 하나 사들게 될 수도 있고, 이제 어딜 가도 앉을 자리부터 찾게 되는 나이가 되어 

가는 탓도 있다. 부지런히 걸어다녀야 되는데 말이다.

 

 그럭저럭 6시 40분이 되었고 공연장에 7시까지는 가라는 사이트의 전갈이 있었기에 조금씩 조바심이 생길 무렵

지하철에서 내린 아들이 양복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까만 가방을 든 채로 누가 봐도 신입 직장인의 티를 풀풀

내며 빙긋 웃으며 나온다. 아들을 보며 만면에 웃음을 띤 내가 벌떡 일어나 반가워하는데 덜컥 옆구리를 껴안는

손길이 느껴진다. 어느새 딸이 와서 생글거리며 웃는다.

 집에서 30분 거리인 잠실역에서 만난 우리는 아침에 보고 헤어졌지만, 서로가 반갑다!

 아들은 5번 출구쪽으로 집을 향해가고 우린 2호선 지하철을 타고 교대역에서 3호선을 갈아 타고 신사역에서

내렸다.

 

 다행히 7시 7분이라 표를 받고 공연장에 들어섰는데 자리가 많아 앞에서 둘째 줄에 앉았다.

가방 하나와 윗옷을 내려놓고 지갑과 휴대전화만 챙겨 나와 옆에 떡집에서 떡을 사고 홍시 주스와 식혜를 사서

허겁지겁 먹어댔다. 아직 여유 있다며 천천히 먹으라는 딸의 말을 듣고 대답은 꼬박하면서 입으로는 연신 떡을

욱여넣고 있었으니...  결국 하나씩 먹고 음료는 가방에 세워서 넣고 공연장으로 갔다.

 그사이 사람들이 자리를 거의 메우고 있어서 우린 맡아 둔 자리로 가 앉아 자세를 가다듬고 기다리며 인증

사진을 찍고 여행스케치를 기다렸다. 잠시 후 황건이라는 잘생긴 탤런트가 나와서 소개를 하니 여행스케치

두 분이 무대로 나왔다. (황건씨는 추석특집 드라마 이중섭에서 이중섭 역을 맡아 촬영중이라 한다.)

 

 3월부터 매월 첫째 주 목요일 '나무야 나무야' 공연을 한다는데 매월 나무를 정하고 그에 맞는 노래를 한 곡씩

만들어서 올해말이나 내년 초에는 여행스케치 10집 앨범을 낸다고 말했다.

 3월엔 플라타너스 4월엔 벚나무 5월엔 라일락 나무 6월엔 장미 나무 7월인 어제 등나무에 대한 노래를 발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고 좋은 음악에 손뼉을 하도 많이 쳐서 나중엔 손바닥이 아팠다.

 대부분 관람객은 아줌마 위주였고 더러 남자분이 있으셨는데 내가 보기엔 열 명도 안 되는 것 같았다.

 우리 딸같은 20대로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 딸은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와 '집 밥','기분 

좋은 상상'같은 곡은 조금 알고 있었고 즉석에서 가르쳐 주는 노래는 아주 잘 따라 불렀다.

 

 역시 공연장에서 함께 하는 음악은 최고다.

 피아노 연주자를 보며 워낙 잘 쳐서 딸이 대단하다며 난리더니만, 드럼 연주자를 보면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

다. 그들의 갈고닦은 실력과 두 보컬의 어우러짐은 공연장을 가득 메우고 모두를 하나되게 만들었다.

 공연 1부가 끝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릴루라는 아주 아름다운 바이얼린 연주자가 연주했는데 무슨 곡인지도

모르지만 들으면서 좋았고, 연주가 끝난 후 소개하기 전까지는 생김새가 우리나라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고 했다. 그분은 사회자였던 황건씨의 부인이었고 둘은 러시아 유학하면서 만난 사이였다

소소한 사랑이야기 까지 들었다.

 

 여행스케치의 노래는 예나 지금이나 영혼을 맑게 해주는 노래였다.

 중간에 '눈물이 난다'라는 곡은 여행스케치의 대표곡 격인 '별이 진다네' 다음에 불렀는데 왠지 슬프게 들리는

노래였고 중년들도 좋아할 노래 같았다. 이들의 '나무야 나무야' 공연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신사역 3번 출구

에서 20m 거리인 가로숫길 옆 소극장 스페이스바움에서 열린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란다. 에너지를 가득 받고 돌아온 기분이었다.

 

 이들의 공연을 보며 국제 푸른 나무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굶주린 북한을 돕기 위한 나눔을 할 수 있다는 정보도

알게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위한 북한인을 돕자는 목표이고 1계좌 3만 원의 후원금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사랑 실천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누구나 관심있는 분들은 매월 첫째 목요일 여행스케치의 '나무야 나무야'공연을 보러 가면 된다.

 이미 그곳엔 다달이 찾아주는 고정 팬들이 있었고 어느 학교의 학부모가 단체로 관람을 오기도 했으며, 멀리 충

청도에서도 단체로 와서 함께 호흡하고 즐겁게 관람하였다.

 

 여행스케치 두 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친 기색 없이 무려 3시간 동안 멋진 화음으로 가끔 익살스러운 발언으로

즐겁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들에게 그리고 피아노와 드럼을 연주하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배우 황건씨인데 정면 사진이 없다.죄송!)

(공연이 끝날 무렵 팬이 꽃다발을 한 분에게만 건네고 만약  가게 되면 꼭 두 개 준비를~!!)

 

 

(바이올린 연주자 릴루)

 

(이러느라 집에 오니 12시였다.)

 

(공연이 끝나고 출구에서 나무 한 그루씩 나눠 주어 들고 왔다. 잘 키워서 과정을 페이스북에 올리란다.)

 

(국제 푸른 나무 후원 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