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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의 느낌...

익숙함에 대하여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7. 1. 19.

거래명세서를 쓰다가

택배 용지를 쓰다가

장부에 깨알 같은 글씨를 쓰다가

자꾸만 실수합니다.

겨우 익숙해진 숫자 2016이 부드럽게 쓰이는데

다시 2017로 바뀌고 보니 빨리 따라가지 못한 머리보다

손이 먼저 2016으로 써 버립니다.

수정 펜으로 고치고 다시 쓰면서 또 틀리기도 합니다.

익숙함이란 쉽게 고쳐 지지가 않네요.

 

해가 바뀔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나이에 익숙해지는 일

그 또한 겨우 익숙해 질 무렵이면 또 해가 바뀝니다.

세월이 나이와 같은 속도로 간다더니 맞습니다.

기억력은 스멀스멀 뒷걸음치고 세월은 ktx처럼 달려갑니다.

익숙해지려 나름대로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한 번도 겪어보지는 못해도 많이 들어본 것들.

익숙함은 세상에 만연합니다.

익숙한 청탁

익숙한 비리

익숙한 봐주기

익숙한 기각

익숙한 유전무죄(有錢無罪)

모르쇠, 떠넘기기, 기억력 상실, 네 탓이오!

모든 국민이 아주 익숙합니다.

 

언제쯤 익숙함을 털고 새로운 것에

바로 적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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