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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여행동안에 느낀 이런 저런 이야기!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6. 6. 22.

  참 좋은 여행사 상품을 신청하면서 미예와 나는 함께 준비물을 사고 여기저기 여행 후기를 읽어보며 꼭 준비해야 할 것을 챙기며 많은 정보를 나눴다.

 딸이 유럽여행 책을 사 와서 공부하라고 했는데 전에는 이런 역사나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학창시절에는 역사 시간이 지루하고 무척이나 어려웠고 세계사는 얼마나 더 싫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다른 나라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겁도 나고 무식은 철철 넘치니 수박 겉핥기식이라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들여다봤다. 예전에도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역시 공부에는 계기가 있어야 즐겁게 공부할 수 있고 성적이 오른다.

 하지만 현지에 가서는 모든 걸 다 잊어버려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돌아와서 가만가만 사진을 보고 다시 책을 보니 아주 조금은 그렇구나! 싶다.

 

 외국 여행을 처음 갔기 때문에 장황하게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지만, 아직도다 한 말과 느낌이 있다.

 나라마다 건물의 특징도 조금씩 달랐고 느낌도 달랐다. 사람들의 생김도 달랐겠지만 거기까지는 눈치가 없어 잘 모르겠다.

 유럽에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말을 누누이 들었으나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영국은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 했다. 프랑스의인상은 별로였지만, 파리에서 관광하는 동안은 정말 좋아 어느 나라든 빈부 차이와 도농 간의 차이는 어쩔 수 없음을 느꼈으며, 거리마다 마로니에 나무에 분홍과 흰색으로 꽃이 피어 있어 정말 아름다웠다. '너도밤나무'과 마로니에 열매는 파리를 대표하는 나무란다. 가을이면 밤처럼 생긴 열매가 많이 열리고 떨어진다는데 먹지는 못한단다. 파리 시내의 나무들은 큰 상자처럼 네모나게 .잘라두어 정말 특이했다.

 

 이탈리아에선 개인 주택에도 사이프러스(측백나무) 나무 가로수가 있다기에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으나 막상 가 보니 땅이 넓어서인지 언덕 위에 많은 집이 사이프러스 가로수로 만들어져 있어 부러웠다.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길게 늘어선 가로수가 사이프러스 나무이다. 지난주 케이블 방송에서 글래디에이터를 상영하기에 보았는데 여행 전에 봤던 느낌과는 많이 다르고 전보다 더 열심히 영화를 보았다.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의 사투를 보며 역사 속의 한 장면으로 들어선 듯 감동하며 보았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6개국이라 했지만 잠깐 발만 디디고 온 것이지 실상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가장 오래 머물다 왔고 이 두 나라의 물가가 다른 나라보다 많이 싼 것도 여행사에서 참작하여 판매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양인들이 비슷한 생김의 동양인들을 척 보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안다고 했다. 특히 중국 사람은 시끄럽고 예의가 없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화장실 사용도 엉망이며 돈 자랑인지 뭐든 많이 사고 명품도 한 사람이 몇 개씩 사 간다며 고개를 흔든단다. 일본 사람들은 조용히 관람하고 누가 시키는지 원래 그런지 모르겠지만 두 줄로 써서 다니고 지나간 곳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아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처음엔 줄도 잘 서고 따라오는 듯 하다가 잠시 후 선두그룹과 중간 후미로 다시 몇 명씩 무리가 나뉘어 삼삼오오 떨어져 다닌단다. 관광버스에서도 쓰레기를 두고 내리지 말라고 하면 구석구석 숨겨 놔서 버스 기사들이 한국 사람들 머리 좋다며 고개를 흔든다는 말에 이후로 미예와 나는 차에서 내리며 쓰레기를 철저히 챙겼고 다른 사람들이 꽂아두고 내리는 쓰레기까지 챙겨서 내리기도 했다.

 

 관광버스 기사들은 3시간 운전을 하면 시동을 끄고 30분인지 40분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고 하루에 11시간 이상 운전하면 절대 안 된단다. 그리고 이틀인지 사흘을 운전했다면 하루는 무조건 쉬어야 하고 시간을 어길 시 면허취소까지 된다고 하여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다. 기사 개인마다 개인 정보가 든 칩이 있어 그 칩을 버스에 꽂아서 운행을 하므로 거짓 정보가 생길 수도 없고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이라 철저하게 관리를 한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졸음운전이나 사고 차량이 별로 없단다. 이런 정책을 우리나라에도 적용하면 좋겠다 싶어 부러웠다.

 역시 선진국은 달라도 뭔가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영국에서 시내 관광을 하는데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 의아했지만, 설명을 듣고 다니니 이해가 되었고 하루 머무는 동안에도 셀 수 없이 몇 번씩 비가 오락가락하니 우산이 귀찮기도 하겠다 싶었다. 이후 도심 한가운데 인도에서 짧은 옷차림으로 오전 오후 상관없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한둘 눈에 띄었는데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도시 어느 찻길이든 주택 근처든 상관없이 남녀노소 관계없이 나 하고 싶은 데로 편한 대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마저 신기했고 우리나라 명동 한복판이나 강남 거리에서 대낮에 착 달라 붙는 아주 짧은 옷을 입고 뛰고 있다면 누구나 쓱 한 번 쳐다볼 텐데 그곳은 전혀 관심이나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들의 일상이었고 개인의 삶이었다.

 

 비가 잦은 유럽은 카페에서 파는 똑같은 커피여도 사서 들고 나가면 싸고 카페 안에서 먹는 가격은 조금 더 비싸며 테라스에서 마시는 커피는 더 비싸단다. 길거리에 차가 많이 다니는 한길이지만 공기는 괜찮은 편이란다.비가 잦아 먼지를 씻어 내려 그런가 보다. 사람들은 비가 많이 오고 해가 뜨는 날이 많지 않아 해만 뜨면 우르르 밖으로 나와 해바라기 하기를 좋아하고 음식을 들고 다니며 먹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먹었는데 식사예절도 웃겼다.

 유난히 내가 싫어하는 것은 식사예절에 관한 것인데 음식 먹을 때 내는 쩝쩝 소리와 수저로 그릇을 싹싹 긁는 소리와 끅~하는 트림과 아무때나 코를 푸는 거다. 배려 없이 다 먹었다고 아직 식사 중인 옆에서 그러한 행동을 하면 몹시 거슬린다.

 유럽에서도 쩝쩝 소리를 내면 질색을 하고 트림을 하는 것도 굉장히 싫어한단다. 하지만 식사 중이나 후에 코를 푸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 프랑스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 뒤에서 큰 소리로 코를 푸는 소리가 나서 입맛이 뚝~떨어졌다. 세계 어디에서든 이왕이면 식사예절을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단 생각이다.

 

 또 한 가지는 여자들이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이 남자들보다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유럽에서 그것도 시내와 관광지가 많은 곳에서도 여자들이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아무데나 휙~던지는 모습이라니...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자유로운 모습은 그렇다 치고 꽁초는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싶었다. 흡연자들은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 하겠구나! 싶었다. 여행 다니면서 유심히 보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까지는 제법 많은 사람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봤으나 다른 나라에선 머무는 시간도 짧았지만, 담배 피우는 모습도 많이 보이진 않았다.

 

  여행 간 나라마다 현지 가이드 분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고 동행하였는데 끝에는 항상 관광 상품을 사는 곳을 안내했다.

 처음 영국에서 미예는 친구가 여행 가서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보내 준 성의에 보답고자 자동 우산을 하나 샀고 다른 사람들도 약간의 영양제나 버버리 목도리를 사는 것 같았다.

 프랑스에선 여자 가이드 분이었는데 프렝탕 백화점으로 데려가 휘황찬란한 백화점에서 구경하다 살 물건은 없고 다시 백화점 밖으로 한 바퀴 돌아도 시간이 남아 백화점으로 다시 들어갔는데 입구에선 모든 입장하는 사람의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을 하게 되어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얼마나 철저한 대비인가 싶기도 했다.  지하 매장에서 커피와 주스를 사 먹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선 4박 5일 동안 한 번은 올리브유를 사라며 매장에 데려갔고, 한 번은 피렌체에서 상당히 큰 매장의 명품 가방과 다양한 가죽제품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우리와 함께 간 많은 사람들이 중저가 정도의 가방을 사고 지갑도 사고 여러가지를 샀다. 부가세를 일단 내고 출국 시 신고를 하면 외국인이기 때문에 부가세 환급을 받게 된다며 부가세 환급 서류까지 꾸미는 사람이 많아 아무 것도 사지 않은 나는 이런 시간이 약간은 아깝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미예와 내가 아무 것도 사지 않기로 하고 잠시 밖으로 나와 기다리다 보니 어느 순간 미예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매장으로 들어서니 얌전한 미예를 닮은 상아색 가방을 하나 사서는 서류를 받고 있었는데 그 순간 왠지 나만 사지 않았나? 기념한 것을 하나 살걸... 싶은 마음이 반짝 들었다.

 집에 가방이 몇 개나 있고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에도 많은데 굳이 무겁고 서류도 귀찮은데 하면서 스스로 위로했다. 미예 남편이 결혼 25주년 기념이라고 사 줬단다.

 스위스에선 스위스 칼파는 곳을 데려갔고 오스트리아에선 스와로브스키 장신구 매장에 데려갔으며 또 주방 기구 파는 곳도 데려갔는데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를 사서 무겁게 들고 온 사람도 몇 있었다.

 

 여행 마지막 일정인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버스에서 부가세 환급 서류를 위한 인솔자의 설명과 공항에서 따로 작성해야 할 서류를 위해 그 사람들은 따로 줄을 서게 했는데 사지 않은 사람이나 금액이 작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나는 둘째 언니와 셋째 언니가 보내 준 경비에 대한 보답으로 독일 면세점에서 립스틱을 하나씩 하고 딸과 내가 쓰기 위해 투웨이 하나씩 샀다. 환전한 유로화가 110유로 남았기에 다 주고 모자란 금액은 내 카드로 계산하고 가볍게 돌아왔다.

 돌아온 날은 토요일이었고 월요일 아침 출근 후에 다시 이탈리아로 간다는 인솔자의 말이 기억나 장문의 카톡을 보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노라고. 카톡은 읽었지만, 답은 오지 않았고 이후 카톡을 보니 알 수 없는 대화라고 나와 있어 차단하였는지 상대가 없었다. 아뿔싸! 나는 여행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아 인솔자는 내가 맘에 들지 않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그때야 났다. 눈치코치 없는 여행자였음을 인정하지만, 필요치 않은 상품을 굳이 사지 않았음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상품이나 특이한 상품은 사도 좋지만, 비슷한 상품이 많았고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는 주방업계에 다니는 내가 보기엔 가격도 비슷했다. 다른 나라에 여행 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데 굳이 남의 나라에서 많은 돈을 쓸 필요까진 없다는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번 여행으로 이런저런 좋은 경험을 많이 하였고 느낀 것도 많았다. 미예와 나는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이 여행하자고 약속했으며 남편들도 그러자고 일단 약속은 했지만,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론 더 열심히 살아야겠고 많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벨베데레의 토르소)

(파리 베르사유 궁전 앞)

(폼페이)

(카프리섬)

(에펠탑에서 내려다 본 파리 시내)

(파리시내의 나무들은 이렇게 네모로 잘라져있었다.)

(나폴리만)

(어딘지 모르겠고 옷으로 보아하니 로마에 간 날이다.)

(개선문 앞)

(이미 수십 장의 사진으로 도배했기에 에라 모르겠다 며칠 전 모습까지 덤으로 올린다.ㅎ

꿋꿋하게 살아가는 친구를 몇 개월 만에 만났는데 휴대전화를 들이대며 한 장 남기잔다.

백 만불짜리 미소 소유자!

미예처럼 나를 아껴 주는 또 한 명의 친구이다. 친구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