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 좋은 시절

유럽여행(2016.5.19~이탈리아. 베네치아)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6. 6. 17.

 오래전에 읽었던 베니스의 상인이란 책을 여행 확정된 뒤에 다시 읽어봤다.

 물위의 도시가 어떤 모습일지 쓰나미나 태풍은 지리학적으로 전혀 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더더욱 궁금했다. 특히 곤돌라를 타고 물길을 따라 골목 골목을 가 볼수 있다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끌렸기에 이런 낭만을 몸소 체험한다는 기대로 호텔을 나섰다.

 아침마다 약속처럼 비가 내렸고 빗속에서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로 향했다. 같은 이탈리아여도 베네치아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물의 도시라 생선 가시 모양의 다리도 있었고 산마르코 광장의 엄청난 크기와 비잔틴 양식의 화려한 산마르코 성당,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잇는 이름만으로도 슬픔이 묻어나는 탄식의 다리도 보았다.

 

 베네치아의 수상택시를 타고 안내방송을 들으며 곳곳을 누비는데 우산을 가지고 있었어도 비를 많이 맞았다. 멋있는 베네치아의 건축물과 배를 타고 출퇴근하는 물위의 집들, 그리고 카페와 술집 호텔 등. 모든 것들이 차가 아닌 배로 다닌다는 것뿐이고 육지와 같은 삶이었다.

 

 수상택시에서 내려 산마르코 광장에서 선택관광으로 곤돌라를 타는 사람들과 안 타는 사람들이 나뉘었는데 미예 부부는 곤돌라를 타고 다니면 시궁창 냄새가 난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선택하지 않았고, 우리 딸은 무조건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오라고 하였기에 우린 곤돌라를 타러 갔다. 모두가 자식 말을 참 잘듣는다.ㅎㅎ

 1층은 습하여선지 비어 있는 곳도 많이 보였고 전체적으로 물기가 많아 낭만은 있지만 계속 살기에는 불편하지 않겠나 싶었다. 염려했던 시궁창 냄새는 골목을 다니다 보니 한 곳에서 조금 났지만 대체로 괜찮았다.

 수상택시를 탔을 때 비가 많이 내리더니 곤돌라를 타러 갈 때부터 비가 그쳐 더 재밌게 30분 정도의 시간을 낭만적으로 즐겼다. 곤돌라의 노를 젓는 젊은 청년은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관광을 시켜주었고 같이 배를 탄 돼지띠  언니들 세 명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사진교환을 위해 번호도 받고 나와 이름이 같은 상계동 사는 언니와 사진도 찍었다.

 

 곤돌라에서 내려 한 시간 정도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베네치아 골목을 기웃거리다가 화장실은 유료여서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며 화장실 이용도 하고 그랬지만, 전화가 되지 않으니 미예와 만날 수가 없어 이리저리 찾다 나중에야 만났다. 미예가 선물이라며 건네준 커플 티셔츠엔 베네치아라는 글씨가 이름표처럼 왼쪽 가슴에 붙은 파랗고 흰 줄무늬가 있는 시원한 옷이었다. 티셔츠를 몇 개 갖고 가지 않아서 여행 막바지가 되니 옷을 더 가지고 올걸! 하다가 짧은 티셔츠만 들고 갔는데 긴 옷이 필요할 정도로 날이 우중충했기에 살짝 옷 타령을 했더니 미예가 선택관광을 않고 있던 시간에 티셔츠를 사서 준 거였다. 역시 미예는 나를 동생같이 보듬어 주는 그런 친구다. 덕분에 요즘 저녁 운동할 때 즐겨 입고 있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식 발음이고 베니스는 미국식 발음이라는 것도 거기서 알게 되었는데 그전에는 베네치아라는 도시에서 베니스가 따로 있나? 했던 무식이 살짝 부끄러웠음을 고백한다.

 

 베네치아 관광을 끝내고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로 가는 길! 오스트리아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까?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다.

 유럽은 국경을 맘대로 넘나들면서 가까이 있지만 나라마다 확실히 다른 모습이라 놀랍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어디든 첫인상이 중요하단 걸 느끼면서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저녁 나절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도착하여 마리아테레지아 거리와 황금 지붕을 돌아보고 '스와로브스키' 매장에 들러 구경도 하고 선물 살 사람은 사고 그랬는데 역시 나는 눈으로 구경만 하고 화려함에 놀라 슬그머니 문 밖으로 나와 거리 구경하며 슬슬 걸어 다녔다. 거기까지 여행 하는 동안 내가 산 물건은 이탈리아 초콜릿과 프랑스에서 산 마카롱 밖에 없었다.

 

 

(생선 가시 모양의 다리)

 

(비잔틴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꼽히는 산마르코 대성당)

(수상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베네치아 곳곳을 찍었다.)

 

 

 

(산마르코 대성당 앞)

(곤돌라는 역시 낭만적이었다.아래 사진은 상계동 산다는 현숙 언니랑)

 

 

(수상 택시. 비가 처음부터 끝까지 내려 말이 아니었음.)

 

(산마르코 광장에 우뚝 솟은 종탑 캄파닐레)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뒤쪽 골목 구경)

 

(베네치아는 유리공예와 가면이 유명해 광장옆 상가엔 화려하고 세밀한 형형색색의 가공제품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 오스트리아 인스부르

(황금 지붕. 역시 비가 오락가락하여 사진이 제대로 없다.)

(인스부르크 마리아테레지아 거리)

(오스트리아 스와로브스키 매장. 화려한 장신구가 가득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