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도착해야 줄 서는 시간이 작다는 인솔자의 말에 새벽같이 출발하여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가톨릭의 총 본산 '바티칸 시국'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다.
역대 교황들이 수집한 방대한 작품들이 있는 바티칸 시국은 인구가 800명 정도라 했다. 시스티나 예배당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있고 세계 최대의 성당인 성 베드로 성당엔 베드로의 유해와 유명한 작품 '피에타'가 있다. 유명한 성당과 그림을 보게 된다는 설렘이 일고 기대가 부풀어 입장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도 그저 좋았다. 비가 내렸지만 조금 내려 다행이었다.
긴 행렬 옆에 엽서를 가득 들고 판매하는 사람이 "이거 엽서 20장에 1유로" 이러는데 발음이 거의 우리와 비슷해서 우리나라 말을 왜 이렇게 잘하느냐고 물으니까 성동구 어디에서 일하다 비자 문제로 돌아왔다며 한국사람 좋고 돈 벌기도 좋았다며 지금은 힘들다고 그랬다. 별 도움도 되지 않겠지만 엽서를 하나 사니까 옆사람들도 하나씩 샀다. 1유로라야 1,350원인데 두 개를 사려 해도 매고 다니는 가방엔 선글라스와 우산, 스카프, 조금의 간식 등 항상 가방이 무거워 도톰한 엽서의 무게도 부담으로 느껴졌다.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우리보다 앞서 기다리던 사람들과 함께 2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 바티칸 시국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까지 하고 큰 성곽으로 둘러쳐진 바티칸 시국으로 들어갔다. 기다림은 흥분으로 설렘은 기쁨으로 눈이 휘둥그레져서 구경하기 바빴고 성당의 '천국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선물 받은 날이었다.
여행 가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써 놓은 여행 후기를 참고하여 읽어보고 딸이 사 준 책도 열심히 읽고 갔으나 막상 현지에선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 백지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큰 영광이며 감사인가! 감사해하며 떨리는 가슴으로 조용히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다. 감탄사는 기본이요, 모두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조용히 감상하는데 사진을 찍지 못하니 더 좋았다. 그림에 대해 아는 것은 없어도 미켈란젤로가 고개를 젖히고 수년 동안 그림을 그렸기에 후유증도 심했다는 것을 생각하며 되도록 많이 열심히 감상하고 보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열심히 봤다.
베드로 성당을 들어서는데 가슴이 쿵쾅거렸다.
어쩜 이리도 잘 지어졌는지 웅장하고 멋지고 아름답다는 이런 표현 말고 다른 표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은 '침묵'이었다. 두루 돌아보며 그토록 기대했던 작품 '피에타'앞에 섰다. 나도 모르게 손이 성호를 그었고 눈물이 핑 돌았다.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에 몇 장을 찍고 성당을 두루 돌아보며 수많은 조형물과 조각, 천장의 그림, 바닥과 기둥의 대리석에 감탄했으며, 성 베드로의 유해가 안치된 곳에서 가슴 뜨거워짐을 느꼈다.
이날은 시내 관광이라 리무진으로 이동하며 두루 구경하게 되었는데 바티칸 박물관에서 받은 감동으로 무장한 체 트레비 분수를 보러 갔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궁을 빠져나와 다니던 곳 중의 하나로 오드리 될 뻔~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있어 동전만 하나 던지고 근처 상점에서 이탈리아에 온 이유 중의 하나인 젤라토를 먹으며 역시 젤라토!라고 엄지를 척! 추어올렸다. 다시 스페인 광장으로 가니 공사 중이라 오르지는 못하고 아래에서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을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판테온을 보러 갔다.
판테온의 웅장함과 구멍 뚫린 천장을 볼 수 있었음에 또다시 감동하게 되었는데 워낙 훌륭하고 신기한 것들을 많이 보았기에 감동은 없을 줄 알았지만, 거대한 판테온의 기둥 하나만 봐도 저절로 감동이 밀려왔다. 120년에 아그리파가 건축했다고 한다. 어떻게 그 시기에 원형으로 비스듬히 빗방울도 들어오지 않게 과학적인 설계를 하고 만들었는지 눈으로 보면서도 의아해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내내 고개가 주억거려졌다. 판테온은 '모든 신'을 함께 모시는 신전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또다시 기대되는 우리가 영화 '글라디에이터'를 통해 보아 온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을 보러 갔다.
유럽의 5월은 해가 길어 좋았다. 밤 9시가 되어야 어두워졌기에 많은 관광지를 볼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했다.
콜로세움은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고 문이 여러 개여서 8분 이면 5만 명이 입장 가능하다니 엄청난 규모이다. 문과 문 옆을 걸어보니 얼마나 큰지 실감났다.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다. 곳곳 관광지엔 사람들이 몰려 입장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우린 또 밖에서 구경하고 돌아섰다.
나중에는 가는 곳마다 유적이고 문화재여서 비슷비슷해 보이고 그게 그거 같고 수많은 조각과 건축물을 봐도 처음처럼 감탄사를 쏟아내지는 않았다.. 로마 유적의 요소요소를 몇 군데라도 봤다는 것에 가슴 뿌듯하고 이후엔 아무것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바티칸 성벽에 쓰여진 바티만 시국 입구 표시)
(성당안 화려한 천장)
(열심히 까치발을 하고 설명을 듣는다. 어디에선지 전혀 기억에 없음)
(피에타 상)
(판테온에서, 슬슬 꾀죄죄한 모습이 시작된다.)
(성 베드로 성당)
(베드로 성당)
(어딜가나 섬세한 조각이 가득하고 대리석이 고급스럽게 깔려있다.)
(성 베드로 성당 안 곳곳에 12 제자의 시신을 이렇게 모셔놨다.)
(여기는 어디? 아줌마는 누구??)
(판테온. 위대한 건축물, 섬세한 조각, 형형색색의 대리석의 아름다움!)
(트레비 분수 앞)
(스페인 계단.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젤라토를 먹으며 서 있던 곳)
(트레비 분수)
(진실의 입)
(언덕위를 올라 아우렐리우스 청동상도 보았는데 저기 청동상은 뭐더라?)
(고대 로마인들의 생활 중심지였던 포로 로마노.허물어진 모습 그대로 관광 상품이 되고)
(이탈리아 소나무는 거의 이런 모습이었다.)
(무슨 언덕이라고 했는데...몹쓸 기억력!)
(콘스탄티투스 개선문)
(콜로세움. 그리스도교 박해의 현장이었던 이곳의 붕괴된 석재들은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짓는 자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참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여행(2016.5.19~이탈리아. 베네치아) (0) | 2016.06.17 |
---|---|
유럽여행(2016.5.18~이탈리아.피렌체) (0) | 2016.06.16 |
유럽여행(2016.5.16~이탈리아. 폼페이.나폴리) (0) | 2016.06.13 |
유럽여행(2016.5.14~15 이탈리아.밀라노, 피사) (0) | 2016.06.10 |
유럽여행(2016.5.14~ 스위스) (0) | 2016.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