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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유럽여행(2016.5.12~ 프랑스)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6. 6. 8.

 8시쯤 프랑스 북역에 도착하니 아직도 대낮처럼 환해서 깜짝 놀랐다. 유럽에선 밤 10시가 되어 해가 지기도 한다고 인솔자가 말해주었다.

말로만 듣던 프랑스는 선진국이라 번듯번듯하며 거대할 거란 기대로 열차에서 내렸지만 그게 아니었다.

 다시 한 번 인솔자가 소매치기가 많으니 가방과 지갑 잘 챙기라는 주의를 시켰고 새삼 긴장을 하고 북역을 빠져나갔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지 역 앞에 나서니 지저분하고 노숙자들이 청년도 있고 시리아 난민 여성들이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갑자기 무서움이 확 몰려왔다.

 신호 기다리는 자동차 문들 두드리며 아이를 앞세우고 구걸을 하는 난민들을 보니 모성애에 의한 행동이고 굶주림에 의한 행위가 분명하기에 난민구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프랑스에서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누추하기 짝이 없는 호텔(balladins)에 도착하였다. 좋은 호텔을 선택한다면 여행상품이 100만 원의 차이가 나는 것을 골라야 했다. 어차피 약간의 고생을 각오하고 잠시 머무는 곳이라며 싼 상품을 선택하였으니 받아들여야 했다.  담배냄새가 찌든 방 안의 공기와 깔끔하지 못한 침대...  한 마디로 프랑스에 대한 첫 이미지는 영 꽝! 이었다.

 

 다음날 본격적으로 파리 여행을 시작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을 오르며 책에서만 보았던 현장을 내가 걷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쁨 충만하였고, 곳곳에 즐비한 마로니에 가로수와 꽃들에 취하여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계단을 하나씩 밟으며 평화로움에 모든 것이 감사했다. 지금은 무교이지만 성당 안에 들어서자  기도하고 싶어져 잠시 기도를 하였고 헌금도 했다.

 

이후 에펠탑이 잘 보이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미라보 다리와 퐁 뇌프 다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바라보고 개선문을 보기 위해 자유시간을 가졌다.

 개선문을 보고 샹젤리제 거리를 걸으며 미예와 나는 '오! 샹젤리제~오! 샹젤리제~~' 흥얼거리며 전날 보았던 파리 북역과 호텔의 불결한 이미지를 씻었다. 파리는 경치도 좋고 아름다웠으며 낭만의 도시임을 확인하고 그곳에 푹~ 빠지게 되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흐르네!...... 날이 가고 달은 가는데 가 버린 시간도 떠나간 사랑도 돌아오지 않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가도 나는 여기에 머무네!' 기욤 아폴리네르가 썼다는 '미라보 다리'라는 시를 떠올리며 센 강 위의 수많은 다리들을 바라보았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인솔자가 부부라도 개개인이 여권과 약간의 돈을 따로 보관하는 게 낫다기에 파리에서부터 납작한 2천 원짜리 메는 가방을 티셔츠 속에 두르고 다니느라 사진마다 그러잖아도 나온 배는 더 볼록하다. 사진 속의 두툼한 허리는 절대 뱃살이 전부가 아님을 강조한다! (부끄~)

 

오후엔 베르사유 궁전을 들어서는 순간 입이 쩍~벌어졌다.

다른 말이 필요 없고 그저 감탄하며 화려한 궁전을 구경하면서 당시의 왕의 권력과 왕비 앙투아네트의 허영과 사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궁전 뒤에 조성된 뒤뜰도 어마어마했으니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수고하고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추적거려 궁전 뒤뜰을 창밖으로 내다보며 책에서 읽고 공부해 갔던 내용들을 끄집어내려 애썼으나 허사였다.

 생각나는 것은 베르사유 궁전엔 화장실을 짓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훌륭한 건축물에 냄새나는 화장실을 지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데 왕은 용변이 급할 때는 시종의 도움을 받아 전용 변기에 용변을 보았다고 한다. 별궁에서 파티중에 용변이 급한 사람들이 나와 뜰 여기 저기에 용변을 해결하는 바람에 냄새가 나고 발에 밟히게 되어 높은 굽의 힐이 생기기 시작했고, 냄새를 가리기 위해 향수가 생겼다는 글을 읽은 기억만 났다. 드넓은 베르사유 뒤뜰을 보며 우리 팀은 자유시간 동안 뒤뜰을 구경하라고 했지만 춥고 비는 계속 내리고 하여 궁전옆 카페에서 커피와 간식을 사 먹으며 여유롭게 쉬었다.

 

 저녁을 먹고 에펠탑의 야경을 보기 위해 나섰다. 유람선을 타기 전 에펠탑에 올라 파리 시내를 보며 높은 건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가는 도중 마들렌 성당을 보고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앵발리드도 보고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보았지만, 처음 감탄과 다르게 곳곳에 오래된 건축물과 문화재가 많아 뭐가 뭔지 이름을 외울 수도 없거니와 외울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그사이 감동과 환호가 줄어들었지만 오로지 에펠탑 야경과  센 강을 유람선 타고 간다는 자체만으로 기대되었다. 

 이렇게 멋지고 낭만적인 곳에 다시 올 수 있으랴! 라며 하나라도 더 보고 느끼려고 비 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파리의 밤을 가슴 가득 품었다.

 

(몽마르트르 언덕 위 성당 앞) 

(몽마르트르의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

(샹젤리제 거리)

 

(어딘지 기억엔 없고 유람선 타러 가기전에 들린 곳)

 

(개선문)

 

(베르사유 궁전 입구)

 

(베르사유 궁전 뒤뜰)

(비가 와서 베르사유 궁전 뒤뜰 구경은 않고 카페에서 담소. 미예가 이쁘다며 한 장)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안, 제대로 찍은 사진은 없다. 입만 쩍쩍 벌리고 쳐다보기 바빠서)

 

(비가 부슬거리는 에펠탑 2층)

 

(에펠탑 위에서 센 강과 수많은 다리들을 보면서)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앵발리드 앞)

 

(둘이 다른 카메라를 보면서... 이런 사진이 제법 된다.)

 

 

 

(뭔지도 모르고 유람선 타고 가면서)

 

(유람선에서 본 노트르담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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