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사회생활 수 십 년 세월 동안 별의별 사람 다 봤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갑질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상에 사람이 사는 동안에는 게속 될 것이다. 아마도.
누구든 '갑'이 되었다가 '을'이 되었다가 존재하는 곳에 따라
변하는 것인데 그것을 한껏 누리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갑'일 때 '을'의 입장을 헤아려 배려하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느껴진다.
어제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걸어서 3분 거리 뛰면 1분 거리에 있는 지금도 창너머 보이는 ㅇㅇ공장에서
오후 2시쯤 전화가 왔다.
우리 공장의 택배가 잘못 와서 그곳에 있다고 찾아가라고 했다.
당연히 바로 옆이니 ㄷ 자 아래에서 ㄷ자 위로 가서 찾아오면 되는 것이라
알겠다며 공장장한테 전했다.
바로 옆 공장으로 잘못 배달된 물건 좀 찾아오시라고 전했더니
인상을 쓰면서 잘못 전달한 택배 기사한테
다시 갖다 달라고 하라는 거다.
더군다나 거래처도 아닌 곳에서 보낸 물품이라 어느 택배 회사인지도 모르겠고
가까운 거리지만 전화해 준 ㅇㅇ 공장 전화번호도 몰라 상호만으로 114에 전화해서
번호를 알아내고 다시 그 공장으로 전화해서
그 말을 하려니 얼굴은 모르지만 정말 난감하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옆 ㅇㅇ공장의 경리가 어이없어하면서 "아니, 바로 옆인데 갖고 가시면 되잖아요!"
라는 말은 당연하다. 여차여차해서 그러하니 미안하지만, 어느 택배 회사인지 좀 알아봐 주십사 부탁하니
그 경리가 사무실에서 내려가 알아보고 와야한다고 짜증스런 목소리로 잠시 후에 다시 전화하란다.
맘 같아선 내가 뛰어가서 들고 오고 싶었지만, 쇠붙이라 무게가 제법 나가는 것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잠시 후에 다시 ㅇㅇ공장으로 전화를 걸어 ㄱ 택배라는 말을 들었고 미안하고 고맙다 했다.
난감하여 ㄱ 택배 회사로 전화를 걸지도 못하고 한동안 그대로 있다가 공장장이 사무실로 들어와서 묻기에
그때서야 할 수없이 ㄱ 택배 회사로 전화해서 물건이 안 왔다고 말하니 모르겠다며 우리공장 상호는 없었다 하고
급기야 "ㅇㅇ공장으로 잘못 배달되었다고 전화가 와서요" 라고 말을 하니
"그럼 바로 옆인데 거기서 좀 갖고 가세요. 공장에 매일 남자분 계시던데요?"란다.
"공장장이 안 간다고 하시니까 그렇네요." 난 정말 할 말이 없고, 난처하기 짝이 없고
이러고 있어야 되나 싶어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당장 그만두고 싶었다.
이런 이상한 상황... 어렵다. 10분만 할애해서 가지고 오면 되는 것을 사람을 중간에서
아주 곤란하게 만들고 전화를 여기저기 하게 하는데 속상하다 못해 내일부터 안 나와야 하나? 까지 생각했다.
가끔 거래처에서 물건을 싣고 오면 공장이 좁다며 다시 실어 보내고 당장 필요한 것만 받으려 하는데
그럴 때도 난처해서 그쪽에서 물류수송비용도 있는데 받는 게 좋지 않겠냐며 한 두 번 말한 것도 아니다.
이상한 똥고집이고 갑질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난리 북새통을 만들어 놓고 퇴근길 문단속 하는 동안에 급히 차를 타고 가서는 물건을 싣고 와서
하는 말이 물건 보낸 사람에게 안 받았다고 하란다. 이건 또 무슨 경우??
그건 아니라며 택배 송장번호도 있고 받았는데 어떻게 안 받았다고 하느냐니까 상호를 안 적고 그냥 '공장장님 앞'
이라고 적혀있으니 모른다고 하란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듣지! 내 인내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벌써 2월 10일이면 2년이 된다.
이런 곳에서 이런 사람과 지내는 것이 더러는 사람을 힘겹게 하고, 더러는 지치게 하고, 또 우울하게 만든다.
맙소사! 새로운 2월이고 며칠 뒤면 설날인데 이런 몹쓸 사고방식을 깨버리고 새로워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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