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2주 정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였지만 비로소 겨울답다며
기꺼이 겨울 속으로 들어 추위를 이겨낸 우리다.
심하게 추워 보니 조금만 기온이 올라도 포근하게 느껴지고 느긋해졌다.
약간의 온화해짐을 비집고 미루던 일을 하나씩 시작하기로 했다.
12월 중순 조카 결혼식에 한복을 입어야되니까 올림머리를 하기 위해
머리를 길렀는데 이후 단발머리로 자르려다 추위에는 목덜미가 따뜻해야 좋다는
생각으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 내가 봐도 영~ 몰골이 말이 아닌듯하여
염색도 하고 머리도 자르고 잃어버린 자신감을 충전하러 미용실에 갔다.
거기까지는 그냥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포근해도 겨울은 겨울인데 단골 미용실에 들어서니 손님은 아무도 없고
원장님과 직원, 아들과 며느리, 동네 아줌마 한 사람 와서 놀고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추위를 못 느꼈는지 제법 큰 미용실인데 라면상자만한 난로가
벽에 매달려 두 줄의 불을 켜고 있었지만 횡~하니 으스스했다.
온풍기도 없고 라디에이터도 없고 소파 옆에 매달린 라면상자 반 크기의 난로는
아예 꺼져 있었다.
조금 추워도 참아야지 하고 머리를 상큼 자르고 있는데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그런지
감기 증세가 슬슬 오면서 몸 상태가 점점 나빠짐이 느껴졌다.
그래도 참아야지 하고 염색약을 가지고 나와 원장님과 직원이 양쪽에서 머리에
염색약을 바르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차가운지 "너무 차갑고 추워요" 라고 말했지만
이동하는 난로가 없어 덜덜 떨면서 염색을 하고는 벽에 걸린 난로 아래서 사방을 돌며
조금씩 머리를 말리며 켜지 않았던 소파 옆 작은 난로까지 켰지만 몹시 추웠다.
머리를 마무리하고 나오면서 당연하게 감기를 안고 나왔다.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맞은편 고구마 카페로 가 몸을 녹이고 언니와 만나
뜨거운 모과차를 마시며 감기를 두고 오려 했지만 한번 좋아라 내게 온 감기는
쉽게 떨어질 기미가 없었고 졸졸졸 따라왔다.
아! 어쩔 것인가, 며칠은 또 감기와 동행을 해야 한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히고 머리가 띵하고 재채기도 수시로 나오고 눈까지 불편하다.
설날 전에 나아야 하는데 이를 어쩌나!
모두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