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커피광고 들어오면 이모를 잊지마라^^*
학회에서 준비한 자료를 브리팡 한 후 찰칵^^*
우리 친정 부모님은 7남매를 두셨다.
아들 둘에 딸이 다섯.
올해 나와 띠동갑인 큰오빠가 칠순을 맞이하시고, 막내가 오십줄에 들어선지도 며칠이 지났다. ㅋㅋ
우리 남매중에 딸이 없는 집은 나 혼자이고, 아들이 없는 집은 작은 언니 혼자이다.
모두가 고르게 아들과 딸을 두었는데 어쩌자고 나는 아들만 둘이다.
물론 언니는 임신중독이 무서워 딸 하나만 달랑이지만..
막내동생 역시 딸, 아들이 공평하게 주어졌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옆에서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각별하기도 하다.
학교에 입학하는 일과 졸업하는 일, 소풍을 가는 일과 수학여행을 떠나던 일, 취업하는 일과 실업자가 되는 일,
아이들 때문에 속 상한 일과 기쁘고 즐거운 일까지 동생과 둘이 나누기 때문에 가끔 누가 누군지도 헛갈린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준경이는 교수님의 배려로 대학원엘 진학하고,
대학원 재학중에 실습을 나가서 일을 했는데 졸업후 실습한 아주대병원에서 굳이 준경이를 끌어가서 인턴으로 세웠다.
인턴 1년 과정을 마쳐야 임상영양사의 자격을 얻는 시험을 치를 수 있고, 합격을 해야 다시 취업의 기회를 얻게된다.
그런 준경이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현대아산병원 취업 공고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턱~~ 하니 합격을 한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사람만 알 것이다!!!
어려서부터 이쁘고 똑똑했던 준경이는 유독 우리집 오빠들, 주현이와 세현이를 따랐다.
큰오빠인 주현이에게는 옷을 입는 법과 노는 법, 그리고 멋을 부리며 돈을 쓰는 법을 배웠고.. ㅋㅋ
작은오빠인 세현이에게는 공부하는 법과 처세술을 배우고 익혔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특히 세현이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따랐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세 사람을 보았으니...
우리교회 박중호집사와 김세현군과 김준경이다.
고3은 말도 꺼내지 못할 만치 새벽까지 공부를 하느라 방에 불이 꺼지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데이트할 시간이 없다며 이성교제까지 내려놓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고, 새벽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집으로 오는 아이를 보고 나는 분명 '저것이 무엇인가를 해내고야 말 것이다'는 확신을 가졌다.
가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방학이면 슈퍼마켓에서 알바를 하고, 틈틈히 24시 마트에서 알바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다.
어느 여름방학 때인가, 우리동네 슈퍼에서 알바를 할 때,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몇번 만들어다 준 적이 있었다.
덕분에 준경인 살이 쪄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나에겐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말해 무엇하랴.
바쁜 시간속에서도 나와같이 백봉산을 오르고 된봉과 관음봉을 오르고,
가까운 산행이라도 풋고추에 상추쌈을 산에서 먹는 즐거움도 누리고, 노곤한 다리를 바위위에 내려놓고 달달한 커피도 마시곤 했다.
때가 되면 가질 수 없는 순간들이기에 미리미리 서둘러 이쁜 추억으로 만들었던 내 안목 역시 자랑스럽지 않은가 말이다. ㅋㅋ
얼굴이 이쁘지만 교만하지 않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리 먼 곳이라도 달려가 듣고 배우고 익히고 기어코 자격증 하나라도 내 것으로 만들고 말았던 당찬 아가씨,
때론 "모두 때려치우고 싶다"며 눈물로 엄마에게 전화를 하던 시기도 잘 참고 견딤으로 오늘 화사한 봄꽃처럼 다시 웃을 줄 아는 사랑하는 조카 김준경!!
늦은 밤길도 지켜주시고, 고달픈 마음도 달래주시고, 수많은 경쟁자들도 이기게 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환하게 웃는 딸의 오늘의 모습을 보기 위하여 아픈 어깨도 참아가며, 쓰린 배앓이도 견뎌가며, 남모르게 닦아낸 뜨거운 눈물마져 훔쳐가며, 길고 긴 시간을 견딘 사랑하는 동생 이현숙!!
이 기쁨이 어찌 준경이 혼자만의 것이랴!!
네 기쁨이자 곧 나의 기쁨인 것을!!!
준경아^^*
이게 끝이 아니고 시작인 것을 알고 있지?
지금까지 눈물흘리며 견딘 시간들이 어쩌면 다시 시작일지도 몰라.
직장이란 것이 눈물이 함께하는 시간이고, 고달픔과 서러움이 함께하는 것이란걸 기억하기 바란다.
여태 그랬던 것처럼, 더욱 노력하며 배려하며, 또한 살뜰하며, 자신을 지키며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는 귀한 딸이길 이모는 기도한단다.
사랑하는 우리준경아^^*
다시한번 이모가 진심으로 축하하며 응원을 보낸다.
사랑하고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