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을 먹고 매일 한 시간정도 걷는 곳이다.
7시 전에 걷는다면 사람들이 없어 이 넓은 길이 내 것인양
룰루랄라~~ 신나게 뒤뚱거리며 걷는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곳을 벗어나 대로변으로 나와
옆동네까지 갔다오기도 한다.
한 시간의 운동으로는 양이 차질 않는지
음식을 특별히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은 조금씩 조금씩 찐다.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 몸무게를 재고 탁상달력에다 체크를 하는데
"아니, 연예인도 아닌데 뭘 그렇게 날마다 재고 그래?" 하며
어이없어 하지만 이미 습관이 된 나는 멈출 수가 없다.
이런짓을 안하는 날은 아마 몸과 맘을
펑퍼짐하게 놔 버리는 긴장감없는 날이 될 것도 같다.
아직은 걷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기에 시간을 쪼개서라도 할 것이다.
걷다보면 아래 개천에는 백로처럼 하얀 새도 있고
오리가족도 세 가족이나 있고 커다란 새들도 날아든다.
가끔은 언니와 만나 하루 운동이 수포로 돌아갈지언정
사진으로 보이는 커다란 돌들위에 앉아 믹스커피를 마시며
얘기도 하고 뒤편에 있는 마트로 가 8시반 이후에 하는 세일상품의
생물류나 채소들 날짜 임박한 유제품을 구입해서 예정에 없는
지출을 하지만 즐겁다.
사는 게 이런 거란 생각이 든다.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서 충분하다.
소나기가 마구 쏟아지는 아침풍경은 일거리를 앞에 둔 나에게
자꾸만 밖을 내다보게 만들고 있다.
오늘도 애꿎은 커피만 축내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