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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재기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5. 7. 2.

 

사람마다 다른 특성이 있다.

내게도 이런 특이한 성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

아마도 없이 살던 별로 오래지 않았던 그날들 때문에

생긴 습관이 그리되었다고 생각한다.

 

마트에 가면 샴푸나 린스 또는 바디클렌져나 치약 칫솔

또는 섬유유연제와 세제류들

말하자면 상하지않고 오래 보관해도 괜찮은 종류를

1년에 몇 번씩 엄청나게 싸게 세일을 할 때가 있다.

그때는 듬뿍 사다놓고 오래도록 꺼내 쓴다.

그러다보니 섬유유연제는 꼭 내가 좋아하는 향의

한 곳의 회사제품이고  하나의 향만을 고집한다.

 

아이들이 자랄 때는 그것이 엄마의 향이라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섬유유연제의 향이란 걸  알고 있다.

 

tv를 보다가 홈쇼핑에서 청소하기 쉽다는 쇼호스트의 말을

들으며 진짜일까? 미심쩍어 하면서도 부실한 어깨를 빌미삼아

조금이라도 쉽게 청소하리란 욕심으로 박스째 주문을 했다.

귀가 얇은거겠지만 .

 

그리하여 어느 날 뒷 베란다에 나가보니

박스째 놓인 스프레이처럼 뿌려놓고 한참 후 물을 뿌리면

깨끗해진다던 맨 위에 있는 12개짜리가 반이나 남아있고

보는순간 후회도 되었다.

제품은 뿌린 후 솔로 박박 문지르지 않으면 절대로 깨끗해지지 않았다.

아래 락스는 회사로 외판 온 청년이 싸게 준다는 이유로 6개 한 박스를

샀는데 역시 락스는 독해서 머리가 핑~돌지만 깔끔떨기에는 최고다.

 

어느 날은  또 쇼호스트가 그랬다.

밀대에다 걸레를 붙이고 왔다갔다하면 거실과 방이 반짝거린다고!

그래서 사다놓고 또 팔아프다는 핑계로 가뭄에 콩나듯 밀고 다니다보니

2년전에 산 걸레 몇 개가 얌전히 서랍에서 잠자고있었다.

 

또 한번은 싱크대 속까지 거품으로 청소된다는 용품이 있었다.

가루를 붓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부글부글 거품이 일며

싱크대 아래 호스까지 깨끗이 청소가 되어 냄새도 안난다는

참말 같은 야릇한 말과 아리따운 미모에 반해 덜렁 샀지만

절대로 그리되지 않았다.

이것이 제일 후회되는 구입품이었다.(아래 가운데 통)

 

왼쪽 아래 초록이 든 청소용품은 천연재료로 만들었다며

뿌리면 뭐든 잘 지워지더라는 경험자인 언니의 말을 듣고 두 개 샀다.

잘 지워지지만 이것 역시 냄새가 독하다.

 

청소하면서 어쩌다 맨손으로 쓱쓱 닦은 날은 손바닥이 벗겨지기도 하고

가려워 피부과를 찾기도 하는데 내키는데로 쓰다보니

어느제품이 피부를 상하게 하는지  모른다.

 조심해야지 하면서 요즘은 고무장갑을 꼭 끼고 청소한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 아니고 가방이 몇 개 된다고

공부 잘하는 것도 아니듯이

청소용품 많다고 집안이 저절로 깨끗해지는 것도 아닌데

정리하다보니 청소용품이 여러가지에다 많기도 해서

쇼호스트 말에 혹하여 넘어가지도 말것이며 쟁여놓은 것들

두 개정도 남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사지 않으리라 다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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