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타령을 했다가
가방을 여기저기서 선물로 받는 바람에
매일같이 하나만으로 들고 다니던 내가
이젠 골라서 들고 다니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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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세현이가(셋째 언니 아들) 중국에서 근무하다
4월 말에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세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순둥이에다가 하는 일마다 열심이고 착하기까지 해서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이젠 청년이 되어 자기 몫을 다하고 있는 조카가 사서 온 가방 선물.
고맙다는 표현으로 다 채워지지 않는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할까?
"이모, 다음엔 진짜 좋은 거로 사줄게요!" 란다.
난 이런 네모나고 반듯하며 짙은 색의 가방이 정말 갖고 싶었었다.
"우리 세현이! 정말 고마워~!"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띠리릭~ 문자 알림이다.
ㅇㅇ카페 4,500원 승인, 9,500원 승인. 이렇게 휴대전화에 찍히는 이유인즉!
3월에 첫월급을 타서 좀 비싼 가방을 엄마에게 선물한 딸아이에게 있는
내 신한카드 알림서비스다.
첫 월급을 타고 신이 나서 어떤 것이 엄마가 좋아하는 가방일까? 라며 동생과
동생 여자친구에게까지 사진을 보내며 고른 가방을 사 온 날!
무심한 듯 열어보라며 큰 박스를 내밀었는데 그렇게 빨리 월급이 나오리란 생각을
못했던 나는 깜짝 놀랐다.
사실 여태 살면서 가장 비싼 가방을 가진 셈이다.
이건 올여름 들고 다니기 딱 좋은 색이고 잃어버린 안경과 같은 회사제품인
'루이까또즈'이다.
월급이 아주 적다는 걸 알고 있어서 혼자 자취하며 월세도 내야 하는 걸 알기에
나는 선뜻 생활하다 용돈이 모자라면 엄마 카드로 커피 사 먹고 그러라고 했다.
카페에서 9,500원은 많은 금액이라 카톡을 했더니 같이 근무하는 친구들과 세 명의
커피값이란다. 일단 카드사용하고 돈으로 받았단다.
이어서 오는 톡에는 딸내미 카드를 깜빡 잊고 안 갖고 나가 엄마 카드로 썼단다.
아마도 계획적인 엄마 카드의 지출이었던 듯하지만 가방을 생각하며
더 추궁이나 아껴 써라 등은 말하지 않았다.
그 후로도 2만 원 정도의 지출 문자가 왔지만 4월 15일 두 번째 월급 후의
내 카드 지출문자는 없다.
이리하여~ 추운 날씨에는 조카가 사 준 가방을 들고 다니고
더운 날씨에는 딸이 사 준 가방을 들고 다니게 되었다.
조카와 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페이지.
애들아! 고마워^^*
(5월 9일 순천 정원박람회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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