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며 사랑하며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5. 1. 22.

분명 친구가 많다는 것은 행복이다.

오래전 긴~시간 동안 고립된 섬에서 살다가 육지로 건너와 사람들 속에 섞인 듯

요즘은 날마다 친구들과 사람들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만큼 나이가 여유를 느끼기 시작한 때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든것이 감사하다. 

17일에는 친정엄마 생신이라 새벽에 출발하여 영천 가서 엄마를 뵙고

조카 부부가 차려 준 밥상을 받아먹고는 밤에 집으로 돌아왔다.

말하자면  당일치기.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친정 다녀온 흔적으로 큰오빠가 챙겨 준 귤과 사과박스며

영천에서만 먹는다는 돔배기와 도루묵까지 냉동고로 베란다로 정리하다 보니

밤늦게서야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조카들에게 얻어먹은 회와 영덕 대게와 정성스럽게 차려진 

상차림이며 부족한 글로 다 쓸 수가 없어 다음에 다시 통화해야지 하고 한숨 돌린 후 밀린 카톡을 읽었다.


우리 남매 카톡에는 서로 잘 도착했다는 것들이었고

그중 반가운 카톡이 10시경에 찍혀 있었는데 경황없어 안 보았던 것이 있었다. 

여고 단짝이었고 절친이었던 말 하자면 베스트프렌드였던 울산에 사는 친구 남희 것이었다.

이십여 년을 서로 소식이 끊겼었는데 어찌어찌 연결고리가 되어 7년 전부터 가끔 통화하고

카톡으로 서로 안부를 물었는데 서울에 왔다는 카톡이었다. 

2012년 11월 중순 경기도 광주에 사는 형님이 텃밭에서 키운 배추를 가져가래서 싣고 온 그날

남희는 서울 친척 결혼식에 왔다며 다음 날 만나자고 했는데 준비해 둔 김장거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그 후 2년 2개월간  연락 할 때마다 미안하고 속상해서 두고두고 후회했던 터라 이젠 온다면

만사 제치고 뛰어가리라 했는데 그날이 18일이었다. 

늦은 밤 답을 남기며 무조건 나가겠다 했고 산행 약속이 잡혀있었지만, 취소하고 잠실로 향했다.

그날 준비하는 시간 내내 슬금슬금 행복의 미소가 나도 모르게 만면에 드러나고

가족들은 그렇게 좋으냐며 웃었다.

결국 고백하기를 이렇게 설레고 좋을 수가~!! 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약속 시각 사람 많은 잠실역 2호선 출구를  바라보며 친구를 기다리는 건 크나큰 행복이고 기쁨이었다.

 

친구 딸이 안내자가 되어 왕십리에서 잠실까지 온 친구와 나는 부둥켜안고 좋아라, 깔깔거리며 주위의

시선도 모르는 척 약간의 주름진 눈매와 학창 시절보다 더 날씬해진 친구와 그때보다 5킬로나 쪄버린

나와 손을 꼭 잡고 조용한 곳을 찾다 롯데캐슬로 들어섰다.

음식점을 찾으며 그 친구는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라며 선수를 쳤고 나는 무슨 소리냐며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살게! 라고 떠들며 비싼 음식점에서 우아하게(?) 음식을 먹었고 죽어도 사주고 싶다는 친구에게

밀려 카페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야 내 지갑을 열었다. 

오래도록 못 보고 지나서 온 세월동안  이지적이고 넓은 마음씨인 친구는 자상한 남편과 여전히 깨를 볶고

있는 것이 전해졌고 공부 잘했던 친구 딸은 서울에서 명문대를 나와 모두가 아는 대기업에 자리를

잡았고 아들은 얼마 전 제대했단다.

울산에는 모두가 부자라는 말처럼 여유가 있는 모습이어서 함께한 시간 동안 친구의 행복과 학창 시절

언니 같던 이해심과 배려심은 더 깊어져 있었고 지적인 중년 여인의 모습이라 좋았다.

이런 친구가 내 친구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새삼 감사했다. 

여고 시절 손잡고 화장실 같이 가고 하굣길 허름한 내 자취방도 같이 가고 시험공부도 같이 했고

친구네 집으로 수시로 들락거리며 얻어먹은 밥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를 정도로 신세를 졌다.

집에서 만든 짜장면을 처음 먹어보기도 했으며 가끔 잠도 잤던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우린 서로 가족의 안부를 묻고 사진을 보며 소리 내 웃었다.

친구는 영천 시내가 집이었으므로 시골 우리 집으로 여러 번 갔다.

시골 버스를 타고 읍내에서 한 시간을 가야 했던 우리 집.

그때 꼬불꼬불한 흙길을 달리던 버스의 덜컹거림과 창으로 들어오던 흙냄새와 뿌연 먼지를 뒤집어썼던

까만 머리카락의 뻣뻣한 감촉까지 손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그렇게 우린 회포를 풀었다.

다행인 것은 친구도 나를 만나러 오는 길이 설렜다고 한다.

만나는 순간 우린 30년이 아닌 사흘 전에 헤어진 친구처럼 시간을 잊고 좋아했다. 

딸이 "엄마 그렇게 좋아?"라는 말을 그 시절의 우리보다 더 커버린  각자의 딸에게서 듣고 나섰다.던 것이다.

친구가 많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얼굴 사진 되도록 안 올리려 했는데 친구와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보기 싫더라도 이해 바랍니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만  제 친구 실물이 훨~씬 예쁜데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별로네요.

 

*  남희야 정말 반가웠다.  서울행 기차를 자주 타기 바란다.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석 장날에  (0) 2015.04.24
[스크랩] 조카 김준경  (0) 2015.04.08
감사함  (0) 2014.11.25
내 친구 은교  (0) 2014.11.17
이쁘고 존경스러운 친구  (0) 201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