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토요일)쯤 앞집 앞에 이렇게 상자가 나와 있어서 매주
화요일이 분리수거 하는 날인데 늘 먼저 내놓는 버릇이라 쯧쯧 혀를 차며
며칠간 또 저렇게 보겠구나! 이번에는 양이 적네. 하면서 지나쳤는데
15일 분리수거 하는 날이 지났는데 그냥 있어서 벼르고 있던 참에
문 앞에 두런거리는 소리가 나서 뛰어나가 보니 앞집 아줌마가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이사를 했는데 화분을 두고 가서 가지러 왔다며 남편과 씨름선수 같은
아들과 셋이어서 인사만 하고 들어왔는데 당연히 두고 간
쓰레기 상자도 치우고 가겠지 했다. (출근 후에 이사를 해서 몰랐다.)
아뿔싸! 다음 날 아침에도 상자가 얌전히 나를 보고 있다.
월요일 14일부터 앞집엔 문이 열려있고
열심히 투덕거리며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부 수리를 하고 이사를 온다 하니 좋겠다 싶어 쓰레기며 소음에
그저 이사 올 사람 새집같이 좋겠네~만 생각하고
다소 불편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이렇게 나흘 정도를 출퇴근하면서 마주친 모습들이다.
몇 번이나 우리 집 앞에 쌓아놓은 쓰레기로 인해 일하던 사람들이
나와서 미안하다며 치워줘야만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럭저럭 금요일 전날도 밤늦게까지 공사를 하고 불이 켜져 있어 물었더니
금요일에 이사를 온다 해서 며칠을 밤늦도록 일했다 한다.
위에 이사 오기 하루 전 모습이고
아래는 이사 온 후의 모습인데 7월 18일 오후에 이사를 오고
화요일이 분리수거이니 나흘만 참으면 쓰레기를 다 버리겠지 하며
이사 온 사람들은 새집에 얼마나 좋을까. 이왕이면 비슷한
또래여서 잘 지냈으면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문 앞에서 보니 산더미같이 많다.
아까운 것도 있고 보아하니 아이들이 어린지 아기용품도 많다.
이 집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이 네 명이나 되나 보다.
60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음식쓰레기를 들고나오시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신다.
3대가 같이 사는 모양이다.
여기 2층인데.
이 자전거 뒤에 바보 같은 내가 살고 있다.
다행히 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아 자전거 전시장 사이로
가는 일이 별로 없지만 시장 갔다 오는 날은 가끔 이용하기도 한다.
앞집 사람은 왜 늘 이런 사람들만 만날까?
내가 복이 없는 것인지 잘못한 게 많은 것인지......
위에 공사할 때 쓰던 쫄 대는 언제 갖다 버리려나?
이래저래 벌써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쓸데없는 나무가 출퇴근 때마다 신경 거슬린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보니 초인종 누르는 곳이
일주일도 지난듯한데 저렇게 너덜거리고 있다.
남의 집 고쳐주려니 도둑으로 몰릴지도 모를 일이고.
갑갑하다.
(결국, 일주일 후 눈에 거슬린다고 징징대는 소리 듣기 싫어서
고쳐드려도 되냐고 물어보고 남편이 고쳐줬다. 우리 집 문을 열면
바로 보여서 신경이 쓰였다. 나의 오지랖과 문제의 성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