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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

김훈의 '이 땅의 아줌마'란 수필을 읽고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4. 6. 3.

좋은 수필이란 곳에 가서 여러 편을 보다가

'김훈'이라는 이름을 보고 '이 땅의 아줌마들' 이라는 글을 읽었다.

서두 부분엔 여성을 상징하는 젖가슴에 대하여 긴 설명이더니

내려갈수록 이 땅의 아줌마들을 이해하는 투였다가

마지막에는 아줌마들에게 주의를 요하며 당당해지라는 글이었다.

아줌마를 위한 글로 보이지만 내 눈에는 어찌 늘어놓은 글에서 아줌마들의

단점을 면면히 드러내 놓은 것만 같아 거슬렸다.

그저 아줌마라는 이유로 종일 힘들었던 발이 퉁퉁 부어올라 아파도 퇴근시간까진

참아야 하고 가족을 위해서 그저 살아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자리에 얼른 앉고 싶은 그 마음을 헤아려주십사 말하고 싶었다.

 

글에서는 아줌마들이 지하철에서 엉덩이 비집고 앉으려 하고

껌을 짝짝 소리내어 씹는 것을 자제하라고 나와 있었는데

공감하기가 싫었다. 아줌마도 아줌마 나름이라는거다. 젊은이들도 젊은이 나름이듯이~

 

요즘은 아줌마들이 더 교양있고 조심성 있고 자신을 가꾸려 많이 노력한다.

미래에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열심히 운동하고 밤잠 줄여가며

일을 하고 여러 문화생활을 즐기며 알차게 보내려 부단히 노력한다.

바쁜 일상속에서도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더 바삐 움직이고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철에서는 되도록이면 학생들 앞에 서지 않고 자리가 나도  학생들도 공부하랴 취업준비하랴

더 피곤할테니 못본 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아무데서나 잘난 체 떠들지도 않을 뿐더러 나보다 더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껌을 씹고 짝짝 소리를 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아줌마들도 어디가서 가볍게 보이고 싶지 않고 이왕이면 지적이고 교양있어 보이는 게

좋고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성형외과의 범람으로 늙기 싫어하는 여자들은 고치기 바쁘다.

그들은 어쩌면 더 열심히 살아가고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라도 젊어 보이고 싶고 이뻐 보이고 싶은  것은 모든 여자들의 소망이자 욕망이다.

 

위대한 아줌마들의 늘어진 젖가슴을 두고 성형한 젖가슴과 감히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자식을 위해 크게는 이 나라를 위해 늘어지고 쳐지지 않았던가?

아이를 낳지 않고 젖먹이지 않았다면 나라가 꾸려지겠는가 말이다.

그렇게 고단하고 지진한 삶을 살아왔는데 몇몇 아줌마들이

지하철에서 뛰어가서 앉거나 아무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껌을 좀 소리내어

씹는다고 해도 그저 조금 이해해줬으면 싶다.

 

 

아줌마들은 오늘도 정말 열심이다.

출근길에 집 앞 정거장에서 매일 스치는 아줌마, 거기서 내가 타는 정거장까지 걸어가는

동안에 아줌마 둘, 다시 내가 타는 정거장 맞은편 정거장에 아줌마 셋, 모두가

새벽밥을 해먹고 7시 20분에 차를 기다린다.

내가 버스를 타면 항상 먼저 타고 계신 나이 지긋한 아줌마 한 분.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아줌마들이 얼마나 열심인가!

 

몇몇을 대부분이라 여기며 쯧쯧  혀를 차지말고 

그들을 이해하는 눈길로 보는건 어떨까?

김훈은 이렇게 말한다.' 당당하게 맞서라! '고

당당하게 맞서려니 아줌마라는 이유로 아예 무시하고 배제되는 경우가 참 많다.

그래도 당당하게!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여자의 힘은 강하고 아줌마는 모든'여자'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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