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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

뮤직드라마 "당신만이"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4. 4. 14.

 

몇 달 만에 공연을 보러 갔다.

금요일 퇴근 길에 곧장 달려 대학로 예술마당으로~~~!

대학로까지 차가 밀려 한 시간도 더 걸렸지만

대학로에 들어서는 순간 풋풋함에 취해 마치 이십대로 돌아간 듯

들뜨기 시작했다.

거리의 모습들 하나하나가 생동감이 있고 간간이 떨어지는

꽃잎에도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아~! 정말 살아있네! 이 풋풋함과 설렘^^

 

 

저녁 8시에 시작한 공연이 10시 15분경에 끝났다.

소품이라곤  벤치하나로 위치를 바꿔가는 게 전부이고  앞쪽 양옆에 버스정거장 푯말과

 가로등 하나  안쪽 양옆에 나무 한 그루와  작은 꽃밭이 전부였지만

배우 네명이 노래하면서 끌어가는데 소극장이 넓은 공연장을 방불케하고

알찬 내용으로 지루함도 전혀없이 긴 시간을 이끌었다.

노래 실력들도 얼마나 좋은지 위에 사진이 약간 흐리게 나와서

좀 아쉬운데 강은지(이보라)양의 노래를 듣는 순간 진짜 감탄사가 절로 나왔고

한영석으로 분한 멀티맨(박세웅)의 활약도 대단했다.

조승우를 닮은 그 배우는 넉살도 좋고 어떤 역할이든 척척 소화해냈다.

뉘 집 자손들인지 열정적인 그 모습이 정말 멋있고 아름다웠다.

 

 

두 부부의 신혼생활부터  한쪽이 저세상으로 떠날 때까지의 생활상이었다.

딸아이가 결혼 상대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폐아를 선택해

집안의 분란이 일기도 하는데 갑자기 숙연해졌다.

나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아니 내릴 수가 있을까? 싶었다.

흔히들 남의 일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내 일이라면 그리 너그러워지지 않는다.

 

나역시 그 문제에서 턱하니 걸려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딸아이의 행복이 그 사람과 함께라지만

부모입장에선 선뜻 허락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결혼생활을 그린 극이지만 마지막에 부인(이필례)이 늙고 병들어

남편(강봉식)이 휠체어를 밀면서 나오는데 그때도 남편은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고

부인이 졸라서 억지로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모습이 그려진 뮤직드라마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노래가 많이 나와서 더 좋았고 신이 났다.

이필례 역을 맡은 이영민씨는 갸날픈 몸매에 능청스런 연기와 넘치는 에너지로

웃음과 감동을 주었고 강봉식역의 정지호씨는 잘생긴 외모에다 분장 할 때마다 정말

그 나이의 사람처럼 진짜 같아서 놀라웠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싶은 생각에 박수를 더 많이 쳐주었다.

배우는 박수를 먹고 산다는 말도 있기에  박수를 얼마나 쳤던지 손바닥이 얼얼했다.

 

 

돌아오는 길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부부는 자주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만

나중에 후회가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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