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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

황석영 '낯익은 세상'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1. 9. 21.

 

난지도

서울의 온갖 쓰레기를 산처럼 쌓던 그곳을 배경으로 쓰여진 책이다.

딱부리가 엄마와 함께 아수라 아저씨를 따라 쓰레기 차를 타고

마치 쓰레기 더미처럼 그곳으로 스며든다.

 

그곳에서 아수라 아저씨와 엄마는  같이 살게 되고 아수라 아저씨의 아들

통과 딱부리는 형제가 되어  의지하며 살아간다.

열네살의 딱부리와 열살 남짓된 땜통. 어린아이처럼 지내보지도 못하고

태어날때부터 마치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태어난것처럼 미성숙한

체로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낯익은 세상

쓰레기를 분리하고 거기서 나온 음식을 끓여먹고 그러면서 서울 시내를 동경하고

가끔 씻고 외출을 하지만 낯익은 시내가 낯설은 동네처럼 소외감을 느낀다.

그곳 사람들이 거리를 나서면 온몸에서 풍기는 쓰레기 냄새때문에

사람들은 멀찌감치 벌레보듯 힐끔거리며 지나친다.

 

몇십년전 살기위해 서울로 서울로 상경을 하지만 자리잡기가 쉽지않아

사람들은 다시 고향으로 가기도 하지만 성공하지 못한체로 고향땅을 밟기 싫은

자존심 때문에 서울이라는 낯익지만 낯선 도시에서 땅밑에 가라앉은듯

살아가곤 했다.

 

책에서처럼 전깃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귀신이 없어졌다는 말이 사실일까?

낯익은 세상에서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살지만 밝고 맑은 마음의 소유자 땜통이

있어서 땜통의 눈에는 쓰레기더미가 되기전에 그곳에 평화롭게 살던 그 마을과

농사를 짓던 한가족의 귀신을 알게 된다.

땜통의 눈에만 보이던 그들이 딱부리의 눈에도 보이고 그들이 가르쳐준 쓰레기더미에서

돈뭉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 돈으로 백화점에서 딱부리는 땜통의 옷을 사입히고 잠시 한눈을 판사이에

백화점 직원은 땜통을 도둑으로 내몬다.

행색에 비해 좋은 장난감을 갖고 있으니 훔친거라며 수군대고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다.

물과 기름처럼 같은 하늘아래 살고 있어도 서로 어우러질 수 없는 관계가 된다.

 

황석영님은 이 책을 통해 우리들의 고향을 새김질하게 하는게 아닌가 한다.

지금은 하늘공원으로 자리잡아 난지도의 쓰레기는 말끔히 사라졌지만

한시절 우리는 낯익은 이 도시에서 낯설은 난지도와 함께 했었다는 것을

잊지말았으면 싶었다.

 

그런 세월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풍요와 행복이 있다는 것 또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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