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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영화, 공연)

공지영 '도가니'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0. 3. 26.

                        공 지 영 의     도 가 니 를 읽고~

 

 얼마전 온 국민을 경악케 했던 김길태 사건. 성폭행이었다.

그것도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과 성추행이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분노케했던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피의자들은 사이코패스들도  있었지만 겉으론 멀쩡한 사람들도 많았다.

김길태 사건이 표면으로 떠오르기 며칠전에 '도가니'를 읽고 있었다.

인터넷에 6개월간 연제 되었다는 그 책이다.

 

 안개 자욱한 무진을 배경으로 한 장애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행 건을

다룬 내용이었다.

 자애학원이라는 농아 특수 학교였지만 선생님중 수화를 할 줄 아는 사람도

없을 정도로 돈으로 줄로 먹고 살기 위해 재직중인 눈뜬 장님들이

대다수인 학교이다.

 

 공공연한 성폭행을 그 학교의 재단이사장을 비롯하여 일반 선생님들까지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당하고 있었지만 같은 학교 선생님들도

그 일을 모르쇠로 덮어둔 문제였다.

 사회적으로 성범죄자에 대한 도가니에 빠진 상태에서 공지영의 '도가니'를

읽자니 분노가 치밀고 화가 났지만 안타까움이 더 컸다.

당하는 아이들은 이제 십대를 맞았거나 겨우 열 서너살에서 열댓살 정도였고

청각장애에 농아들이었다.

 소리를 지를 수 없으니 끌려가도 무방비다.

 

 

 

 

 먹고 살기 위해 도망치듯 떠밀리듯 안개 자욱한 무진으로 내려간 강인호의

활약으로 몇 년 동안 이어진 이 문제가 지방 작은 도시를 안개처럼 뒤덮는다.

성폭행으로 두 아이가 죽었지만 표면상으로 그저 불의의 사고처럼 넘어갔고

내막을 알고 보니 모든 죽음이 폭행에 의한 사고였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사건을 표면에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가진자에 의한 흐름이 강하다.

그들에게 기대어 사는자가 많고 피의자가 특정 종교인이라면 그럴리가 없다며

알면서도 그의 편에서 변호하기 바쁘다.

 

 흥분과 분노로  씩씩거리며 끝은 해피엔딩이겠지... 라며 급히 먹는 밥처럼

읽었는데 어쩔 수 없이 가진자를 처벌하기란 참 어렵고 몇 십배 몇 백배의 노력이

필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 것 뿐이다.

정의를 위해 내가 하지 못하는 일들, 오늘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을 그들이

있기에 감사한 마음이 많이 생겼다.

이 책 내용은 정말 우리 현실의 문제이다.

 

 끝부분 작가의 말을 보니 이 사건은 실제 일어난 일이었고 작가를 도와 준 많은

사람들이 있어 천사같은 아이들이 구제 받을 수 있었다 했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아직도 보이지 않는 많은 곳에서 허울 좋은 명예를 이용하여

죄를 짓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되기를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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