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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꿈을 잘꾸면 아가를 만납니다.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4. 5. 16.

  

 작년 봄 종종 저녁마다 옆에 사는 언니와

집 뒤에 새로 난 걷기 코스를 걸으며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던 날이었다.

전날 밤 꿈이 하도 이상해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이건 분명 태몽인데.....

매끈하고 날씬한 뱀인데 정말 이쁘고 알록달록한 게

뱀을 정말 싫어하는데 싫지도 않고 그저 바라보았는데

그 뱀이 주현이 세현이가 있는 쪽으로 슬금슬금 가더라.

혹시 태몽 아닌가?"  했더니

아무런 생각없이 언니는 피식 웃으며 그랬다.

"야! 니가 임신한거 아냐?" 라고.

나도 어이가 없어 이나이에 무슨 임신이냐고 했더니 언니는 이어서

혹시 될 수도 있으니까 하며 웃어 넘겼다.

 

사실 그 꿈이 하도 잊혀지지 않고 찜찜해서 그 뱀이 기어가는데 주현이가

말끔히 차려입고 앉아 웃고 있었고 세현이는 옆에 있더라고

말은 했지만 주현이가 얼마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며 무자르듯이 딱 자르는 바람에

그러려니 개꿈인가 했지만 맘에 걸려 우리딸이 염려되어 혹시 하고 말하다가

딸이 바락 소리지르며 뭔소리하냐고 해서 다행이다 가슴 쓸어 내리고는

군에 간 아들 전화 온 날에는 아들에게 혹시 사고쳤나며 말했다가

엄마 내가 애냐고 해서 애가 아니니까.....하고 일단 맘놓고 있었다.

 

그러고도 두어달 언니와 나는 무심히 일주일에 서너번씩 이른아침 산행을 즐겼는데

7월 어느 날 점심시간에 형부가 물회를 사주신다기에 식당에 앉았다.

언니에게 걸려 온 한통의 전화로 우린 물회 그릇의  얼음이 슬금슬금 자취를

감추는 동안 기가막혀 아연하게 앉아 있었다.

 

벌벌 떨면서 우리 조카 주현이가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자세히 물을수도 없었는데 주현이는 여자친구네 호출을 받고 가면서

걱정이 되어 언니에게 전화를 했던거다. 헤어졌다던 여자친구와는 계속 만나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바삐 움직여 작년 8월에 결혼식을 한 조카는 11월 말에 이쁜 딸을 만났다.

내 태몽이 얼마나 정확한지 모두가 깜짝 놀란 일이었다.

 

태몽을 생각해 보면 아가가 정말 이쁠것이고 분명 딸일것이다 했는데

정말 딸이고 이쁘다. 아가들 자주 못봤지만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다.

우린 사랑스런 아가가 태어나기 전부터 서로 안아보고 싶어 번호를 매기고 있었고

용인에 살면서 가끔씩 올때면 요즘도 늘 번호표를 뽑는다. 내가 먼저니 니가 먼저니 하면서

우리딸까지 가세해서 서로 먼저 많이 안아보려고 아우성인 우리 조카의 딸!

이름도 이쁜 '김인아'

내가 태몽을 꿔서 그런가 볼수록 더 이쁘고 얼마전에는 뒤집었다는

영상을 보내줘서 더 보고싶다.

 

태몽이 정말 신기하긴 신기하다. 설마 내가 돗자리 깔아야 되는건 아니겠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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