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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경리일상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4. 3. 12.

 

 

새로 직장생활을 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아줌마다 보니 적응도 쉽게 하고 그래서인지 이젠 업무처리 하고 나서 쉴 시간도 제법 생겼다.

사실 사무실 경리란 왕성하게 잘 돌아가야 일이 많은 거지 그냥저냥인 곳에서는

빠뜨리지 않고 제때제때 전표정리 잘하고 입출금 관리와 은행 업무 그리고

부가세 신고할 때를 대비해 계산서 신경만 쓰면 시간이 많이 남고 편한 일이다.

 

 

결혼 전 유치원교사가 맞지 않아 8개월 만에 다시 시작한 것이 경리직이었다.

그때 울기도 많이 울었고 요즘처럼 컴퓨터가 보급된 것도 아니어서 무조건 수기로 하고

계산기나 주산으로 했고 1원만 틀려도 계정마다 찾아내느라 죽을 맛이었다.

스물여섯 5월엔 다시는 경리업무는 하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고 퇴사를 했는데

다시 보름 후에 경리로 취직하였고 어찌어찌하여 따라다니던 남자와 결혼하여

정말 경리업무는 손을 놓게 되었었다.

 

 

그리고 살다 보니 맘먹은 것과는 달리 일은 해야겠고 할 줄 아는 것은 없고

다시 조그마한 업체에서 경리로 취직해서 한곳에서 14년 정도를 일했다.

정확히 작년 7개월과 올 사십일을 휴직기로 있었는데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하니

또 마땅히 할 게 없었다.

 

 

해가 바뀌고 그냥 놀면서 날을 보내기가 아까워 뭔가 시작해야지 하며

읍사무소에서 주관하는 컴퓨터 교실에 접수하여 엑셀을 배우기 시작했다.

워드와 한컴만 할 줄 알았고 그동안은 수기 장부만 했는데 올 1월 한 달을

배우고 나서 언니 소개로 이곳에 취직하게 되었다.

마침 엑셀로 장부를 다 하는 곳이라 조금 배웠지만 활용하는데 큰 탈이 없을 정도이다.

언제든지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엑셀을 배우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냈다면 아마 취직을 못 했을 지도 모른다.

요즘 들어 생각해 보면 정말 복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골짜기라 젊은이들이 오기 꺼리기도 하지만 월급도 적다.

적지만 팔 아픈 내겐 딱 맞는다는 생각에 다시 시작했고 행여 실수라도 할까 봐

조심하며 서류 잘 살피고 차분하게 근무하며 지내고 있다.

 

 

여기에 온 후로는 아들생 각이 자꾸 나고 보고 싶어진다.

맞은편에 군부대가 있고 오가는 군 통근차를 거의 날마다 만나고 길에서도

걸어가는 군인들을 보게 되니 전보다 더 많이 아들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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