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학이라 우리 딸은 열심히 내가 출근하는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고 도서관으로 간다.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와서 밥먹고 좀 쉬었다 요가 한 시간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갔다가 거의 밤 12시가 되어서 집으로 온다.
바쁘게 열심히 갈고 닦으니 그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하다.
엊그제 성적표와 등록금 고지서가 왔는데 성적표 중간에는
성적최우수자라 적혀있었고, 등록금은 사백만원이 넘는데 장학금 공제후
내야 할 금액은 불과 몇십만원이니 이뻐할 수밖에 없다.
(이건 분명 자랑질이다.ㅎ)
이런 딸의 일상에서 소소한 재미가 참 많다.
가끔 길거리에서 휴대폰 번호를 묻는 남학생들도 몇 있었고
후배 남학생들에게도 프로포즈를 받으니 그 얘기만으로도 난 즐거워진다.
늦게 온 딸이 잠자는 나를 불러 커피와 쪽지를 내민다.
쪽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 걸었습니다. 그쪽을 보고 나서는
신경이 쓰여 공부가 안됩니다. 몇번을 주저하다가
이렇게 씁니다. 열심히 공부하시는데 저도 이곳에서 공부하니까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010-0000-0000. 커피 맛있게 드세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딸이 깔깔거리며 좋아 죽는 표정인데 얼굴이 궁금하다 했더니
카카오톡으로 연락중이라며 사진 보내라 했더니 사진이 왔다.
보자마자 " 못생겼는 거 같아" 했더니 " 키는 크다는데......"한다.
다음날 저녁 궁금증을 참고 기다렸는데 딸이 와서 하는 말!
"엄마!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지 연애하는 곳이 아니야!"
얼굴에 시침딱 떼고 말하는데 웃음이 나서 혼났다.
나이도 엄청나게 많아 보이고 인물보다 인상이 약간 무서웠다나!
그 말은 실물은 영~ 맘에 들지 않았다는 말이었으니
두 모녀가 밤에 깔깔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결론은 역시 '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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