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십수 년 전 아니 벌써 이십년이 되어가나보다.
나는 피폐한 내 삶과 꿈꿔왔던 결혼생활도 아닌
나날이 더 힘들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생활속에서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야했다.
밤에 잠을 못이룬다는 것은 몰골이 말이 아닐뿐 아니라 허방을 짚고 떠다니듯 낮시간 깨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정도 감정도 없이 껍질만 덤벙덤벙 맥없이 돌아다니는 형국이었다.
그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음은 책속에 빠져드는 일 뿐이었다.
책 한 권에 대여료가 800원이었는데 대여료가 부담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웃고 울던때였다.
그때 봉순이 언니와 착한 여자을 읽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책읽는 순간은 모든것을 잊고 책속에서 다른 삶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많은 이해와 인내심도 길러졌다.
그시절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가장 좋았던 것 세 가지!
노래방에 가서 실컷 노래 부르기와 목욕탕가서 오래오래 뜨거운 물에 있다 오는 것과 책읽기였다.
가끔 시누이가 그런 나를 위해 노래방에 데려가주기도 하였지만 늘 노래방과 목욕탕은 돈이 문제였다.
그중 쉬운 것이 책읽기였는데 책읽는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고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되어 최고였다.
그많은 불면의 밤을 수면으로 채우고자 단골약국에서(그때도 참 자주 아팠다) 수면제를 자주도 샀었다.
슬금슬금 모아지던 수면제를 세어보며 쓸데없는 생각도 했고(의도적으로 모았을) 벼랑끝처럼 위태롭던
내게 봉순이 언니 같은 책이 없었더라면 어리석게도 수면제 과다복용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시절 내게 스스로 세뇌시켰던 어느 책속의 문장들이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문장들이다.
'이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가리라' '신은 항상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준다'
난 이러한 글 문장속에서 수없이 나를 다지고 되새기며 이 모든것들을 충분히 내 속에 쌓고 쌓았다.
어쩌면 스트레스를 푼다기 보다는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의 한 방법이라고 하는 게 맞는 말이었다.
그 모든 어려움이 나를 지나간 요즘은 가끔씩 스스로가 놀란다.
이 모든 행복이 정말 내것인가? 하고 편안한 휴일에도 햇살가득한 오후 베란다를 내다보며
차 한 잔 마실때에도 잘 마른 빨래를 걷을때에도 방안에 누워 창밖에 늘어선 나무를 보면서
펜션보다 좋은 환경이다 싶어 새삼 놀라기도 한다.
어릴적 언니들이 앉으면 책을 읽던 습관에 따라 지금도 늘 책과 함께 하니 행복이 배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을 사는 모두가 맘가득 행복했으면....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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