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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의 느낌...

쑥부쟁이 사랑 (정일근)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1. 10. 19.

    쑥부쟁이  사랑

 

                                       정 일 근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가을은 모두를 시인으로 만들고

감성적이어 져서 괜스레 외로워하거나 그리워하거나

뭔가를 찾아 헤매이기도 한다.

 

가을 들판 어디서건 흔하디흔해 어쩌면

쑥부쟁이 꽃이라는 이름보다는 들꽃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그를 무심코 지나기에 십상이다.

 

가을 사랑에 들어섰다면 어디에 숨어있거나 지천으로 널려 있어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울 뿐이고 숨어있어도 보이기 마련이다.

 

가슴에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나니

고개만 돌리면 쑥부쟁이가 넘쳐 만면에 웃음꽃이

쑥부쟁이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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