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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의 느낌...

종소리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2. 1. 19.

 

종  소  리 

 

(기욤 아폴리네르)

 

 

미남 집시야 내 애인아

합창하는 종소리 들어 보려마

보는 사람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우리는 미친 듯이 사랑하였지

 

그러나 우리는 잘못 숨었다.

사방으로 둘러선 모든 종들이

종루 꼭대기서 우릴 보아 두었다가

이제 온 사방에 고자질을 하는구나

 

내일이면 치프리엔과 하인리히도

마리아도 우르술라와 카테리나도

빵집여자와 그 남편도

그다음에 내 사촌 게르트루트도

 

내가 지나가면 히죽댈 거야

어디에 몸 둬야 할지 나는 모를 거야

너는 멀리 있겠지 나는 울겠지

어쩌면 나는 그만 죽고 말 거야

 

.........................................................................................................

떠돌이 집시와 눈이 맞아서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어느 프랑스 처녀의

순수한 마음이 참 이쁘다.

둘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종루 아래에 숨어들어 사랑을 나누었지만

떠돌이 집시는 떠나고

꼭대기에서 종은 둘의 사랑을 다 보았으니

이제 종은 사방팔방으로 소문을 낼것이다.

댕~ 댕~ 댕~~!

종소리가 울리면 괜시리 혼자 자책하며 모두가 알게 될 것만같아

처녀는 얼굴 붉히며 집안에 꼭꼭 숨어있으리라.

왠지 모두가 알고 있을것만 같은 비밀스러움.

혼자만 간직하고픈 사랑의 마음.

하지만 종은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라고 세상에 알려줄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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