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우습다
최 승 자
작년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나이가 56세라는 걸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그냥 병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보다
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럼 포르르 포르르 할 수 있는데
진짜 할머니 맹키로 흐르르흐르르해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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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마지막장 오른손에 잡혀진 '참 우습다'를 읽으며 슬며시 자신을 돌아보았다.
아직 시처럼 나이먹으려면 십 년 정도는 있어야 하지만 사람일은 모른다.
누가 언제 갑자기 어디가 아파올지...... 그래서 난 자주 꾀병부리듯 잔병치레도 하고
팔을 많이 써서 팔도 자주 아프고 공기가 좋지 않아서 목구멍도 자주 아프다.
요즘은 비가 오려할 때 어깨가 쑤시기도 한다.
늙어 간다는 것! 거역할 수 없지만
마음은 아직도 젊다고 자부하고 우리 사는 세상에 잘 적응하려고 갖가지 정보를 접하고
가끔 아이들에게 묻기도 하고 즐기려하며 참 잘해나가고 있다 여긴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그저 '아줌마' 이다.
나는 그저 '아줌마'로 낙인찍히기 싫고 마음 가득 청춘인데 세상은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도 난 마음가득 청춘이다.
아직 난 한여름 신록처럼 초록의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
최승자 시인처럼 난 괜찮은데 주변에서 어쩌면 정확하게 짚어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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