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사나운 강아지처럼 수시로 사고를 치는 아들이 있다.
용돈을 주는 대로 써버리는 딸과는 다르게 아들은 일주일에 만오천 원씩만
줘도 알뜰히 모아 십만 원 넘게 모아두고 필요한 걸 스스로 해결할 정도로
절약하고 크게 말썽부린 적도 없었기에 주변에서나 엄마가 봐도
이만하면 키울만하다고 생각하며 키우고 있다. (하긴 내가 낳았으니 키워야지만)
평소에 착한 것들이 사고는 크게 친다는 말이 딱! 맞다.
우리 아들 평소엔 착하고 다행이다! 이러면서 안심할 정도로
무사하게 그럭저럭 평범하게 잘 지내는데 한 번씩 사람을 매우 놀라게 한다.
며칠 전엔 한밤중에 갑자기 열이 펄펄 나서 아무리 물수건으로 닦고
긴급 처방을 해도 열이 내리지 않아 급기야 열두 시가 넘은 시각에
택시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가니 열이 39.6도란다.
주사 맞히고 약 먹이고 새벽녘까지 잠 못 자게 하며 애간장을
태우더니만, 다행히 다음날 거짓말처럼 나았다.
원인인즉슨 방학을 맞아 살 빼기에 돌입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친구 둘과 만나 운동장을 돌고 남자로 거듭난다는 이름 아래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 근육 몸살이 난 거였다.
오늘은 회사 출근하자마자 일 시작하려는 데 아들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담을 넘다가 발을 다쳤는데 꿰매야 하는지 봐 달란다.
친구네 아파트가 새로 지은 곳인데 정문에서 그 친구네 집은
맨 안쪽에 있어서 우리 집 오려면 한참 걸어 나와야 하니까
세 명이 담을 넘다가 셋 다 다쳤단다. 일단 병원으로 가서 의사의 지시에
따르라고 했다.
아들은 네 바늘이나 꿰매고 다시 전화가 왔다.
병원비가 모자란단다. 배달 가는 직원 편에 모자란 돈을 보내고 일단락지었다.
퇴근 후에 자초지종을 들으니 참 어이없는 소리를 한다.
멀쩡한 길을 두고 담을 넘다 그 지경이 되었으니 속상해서 야단을 쳤는데
가관이다. 이것도 추억이란다. 뭔 추억을 그리 몸으로 만드는지 원!
한 친구는 일곱 바늘 꿰매고, 한 친구는 발톱 아래 살이 떨어져 나갔단다.
병원에 세 명이 갔으니 의사가 물어보면서 어이없어하더란다.
하다 하다 별짓을 다 하고 다닌다.
아들 둘인 집들도 얌전할 적이 많던데 우리 아들은 사나운 강아지처럼
나가면 불안하다.
팔에도 길게 긁혀있고 다리 여기저기도 말이 아니다.
담벼락 아래 장미 넝쿨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는 아들의 말이지만,
정문으로 다니지 않은 아들의 밉상이 화가 난다.
고2가 되어서도 저러니 걱정이다.
지금 학원 다녀와서는 배고프다고 밥 달라는 데 엄마는 이러고 있다.
에고 내 8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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