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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넷째 언니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9. 4. 23.

내겐 언니가 넷이나 있다.

근래에 와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면서 예전의 잘잘못과

뉘우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바로위의 언니는 나를 칭할때 항상 웃으며 이렇게 부른다.

하나밖에 없는 내동생, 이쁜 내동생, 세상에서 세번째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작년 가을부터 간간히 잊을만하면 아프다하는 내가 맘에 걸려

홍삼액을 박스로 보내며 애들도 주지말고 혼자 잘 챙겨먹으라더니

다 먹지도 않았는데 추위를 많이 탄다고 인삼을 또 사서 보냈다.

그또한 다먹기도 전에 또 인삼을 사 보내며 혼자 다 먹으라며 안쓰러워하고 안타까워한다.

 

살아오면서 항상 바로위에 언니라서 조카들이 입던옷을 그대로 물려받아

우리 애들에게 입혔고, 언니 옷은 내가 가져다 입었다.

아직도 그러는 중이라 가끔 애들옷과 언니한테 작은 티셔츠나 바지를 보내준다.

언니는 그간 살이 많이 쪄서 처녀적 23인치는 흔적도 찾을 수 없게 돼 버렸다.

이젠 아가씨가 되어버린 조카옷을 내가 물려입게 되었다.

 

대학생이 된 딸을 위해 이쁜 지갑을 보내며 파란 만원짜리도 몇 장 넣어 보내더니

지난주엔 용돈 보낸다며 계좌번호를 꼭 문자로 보내란다.

어찌나 미안하고 고맙던지......

 

받을줄만 알고 줄줄 모르는 나는 점점 생각이 많아지고 미안함과 고마움에

고맙다는 말만 거푸 내뱉는다.

 

그래서 지나간 십여년전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팠다.

난 언니 옆에 살면서 언니와 형부에게 본의아니게 많은 신세를 졌고

힘들게 하였다. 이루 말할수 없을정도의.

그땐 사는 게 그랬다.

 

힘든시간을 보내게 했는데도 언니는 내게 단한번도 가시돋힌말을 한적이 없었다.

요즘 곰곰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던 시간들이었음을 새삼 깊이 느껴지고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의 언니의 마음이 헤아려져 가슴아프기도 하다.

언니의 마음 씀씀이와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제야 조금 알것같은 나는

아직도 배울 게 많고 더 자라야하는 나이먹은 아이이다.

 

손이 험하다고 장갑까지 챙겨보낸 언니의 택배박스를 받으며 웃는날에는

미안함도 한박스 가득생긴다.

파스도 넣어져 있고 일회용 밴드도 있고 하다못해 면봉까지.

하긴 속옷까지 들어있으니......

 

     못다한 말들 ~ 언니야! 고맙고 미안해!

나중에 우리 가까이 살았으면 좋겠고 고마워^^

못난 동생 챙겨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줘서......

그리고 나도 언니 많이 사랑하고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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