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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석상자

세모.네모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8. 5. 5.

 

그렇게 나의 여섯살 학생시절이 어느정도 적응되어 갈 무렵이었다.

그날은 산수시간에 세모와 네모를 배웠다.

선생님은 수십명의 학생들 앞에서 학생들에게 나오는 배급빵을

손에 번쩍 들고서는 (네모난 모양)  대각선으로 자르면서 설명을

하셨다.

처음엔 네모였다가 대각선으로 자르신 후 이것은 세모! 라고 보여주시며

산수 시간을 마쳤다.

 

그런데 사건은 그후에 일어났다.

아마도 산수시간 뒤가 빵을 나눠주는 시간이었나 보다.

다른 반 친구들은 하나씩 다 나눠주시고 내겐 세모난 모양의 한쪽만

주셨다.  대번에 반으로 줄어든 빵을 주신데 대해 억울함이 앞서

펑펑 울었다.. 두번째로 슬프게 !

똑같은 학생인데 왜 나만 자르고 난 반을 주시는지 그땐 정말 이해하지

못했고 속만 상했다.

어쩌면 그 빵때문에 학교를 더 열심히 결석도 않고 다니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거의 그렇다고 인정한다.

정식 1학년이 아니라서 내빵은 없었고 선생님빵을 날마다 대신 먹었다는

이야기를 엄마께 자초지종 설명 들으며 어린마음에 미안함도 생기고

그날의 울음 이후로 빵을 반에 반으로 주셔도 아무소리 못하며 집으로

왔던 기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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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4월 27일) 초등학교 총동창체육대회가 있어 고향에 다녀왔다.

그날 우리 기수들과 모여있는데 한해선배(당시 1학년 같이 다녔지만 지금은

깎듯이 선배님) 인 김동태 선배가 와서 굳이 아는체하며 한마디 한다.

'니 학교때 빵안준다고 울었잖아. 따라댕기면서 울고 그랬잖아!'

내친구들은 뭔소리냐고 둘을 번갈아 멀뚱거린다.

그 선배 오지랖넓히며 자상하게 설명한다. 넘사스럽게시리~~

그런일은 잘 잊혀지지 않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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