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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석상자

1학년 두 번 다닌 이유.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8. 3. 27.

 

가끔 그런친구가 있다.

몸이 아프거나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학기도중 문제가 생길때

어쩔 수 없이 같은 학년을 두 번 다녀야 하는 경우가.

그런 이유가 전혀 해당안되는 어릴적 삽화이다.

 

여섯살때 나는 학교에서 엎어지면 딱 이마가 닿는 그곳이 집이라

눈만 뜨면 아랫동네에서 올라오는 학생들과 윗동네에서 내려오는

학생들, 건넛마을에서 뛰어오는 외사촌 고종사촌 언니오빠들과

뒷동네에서 내려오는 언니친구들의 흥얼거림과 많은 언니들의 등교가

태어나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아온 풍경이었을터!

 

우리동네에는 내또래의 여자아이는 한 명도 없어서 모두가 학교로 간

시간이면 엄마따라 밭에갔다가 조금 크면서 집앞 도랑에서 빨래하는

재미로 살았다.

검정비누를 하루 종일 칠하고 빨래하다보니 밭에간 엄마가 오셨을때는

귀한 비누가 거의 다 닳고 없어져서 야단맞는 일이 허다했다.

 

그시절 가장 큰 소원은 학교가는것이었다.

나이가 되지 않았지만 울고 불고 매달려서 결국은 여섯살이 되는해

남보다 작은 키로 입학하게 되었다.

사택과 가깝게 살고 선생님들을 잘 알고 계신 엄마의 부탁으로

드디어 입학을 하게 되었다.

그때 별명은 따라다니는 거라고 지금 한 해 선배들 중에서 말도 안되는

입학을 알고 있는 몇명이 불러대는 '딸래미' 였다.

따라다니는 '딸래미'  그래도 그땐 정말 좋았다.

엄마의 말씀을 빌자면 단 하루도 결석을 않고 끝까지 따라 다녔단다.

그시절 학교생활이 내겐 너무도 큰 행복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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