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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의 느낌...16

종소리 종 소 리 (기욤 아폴리네르) 미남 집시야 내 애인아 합창하는 종소리 들어 보려마 보는 사람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우리는 미친 듯이 사랑하였지 그러나 우리는 잘못 숨었다. 사방으로 둘러선 모든 종들이 종루 꼭대기서 우릴 보아 두었다가 이제 온 사방에 고자질을 하는구나 내일이면 치.. 2012. 1. 19.
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 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 이원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뛴다. 바로 뒤에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뛴다. 텅 빈 동쪽에서 붉은색 버스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 오고 있다 아직도 양수 안에 담겨있는지 아이 몸이 출렁거린다 십수년째 커지는 아이를 아직도 자궁 밖으.. 2011. 11. 3.
쑥부쟁이 사랑 (정일근) 쑥부쟁이 사랑 정 일 근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 2011. 10. 19.
참 우습다. 참 우습다 최 승 자 작년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나이가 56세라는 걸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그냥 병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보다 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 2011.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