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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가평 잣향기 푸른 숲(2020.02.15)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20. 2. 24.


토요일은 어디든 빨빨거리고 나가고 싶다.

움직여야 하나니! 날이 많이 춥거나 눈비 오지 않는 이상

또는 몸이 아프지 않은 이상 무조건 어딜 걸어야 한다.

먹은 만큼 에너지 소모를 해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라도 걷기를 좋아한다.

오전에 비가 온다 했는데 비가 오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딸과 셋째 언니와 함께 가평 잣나무 숲길을 걷기로 했다.

언니가 아침을 준비해놓고 불렀다. 대충 눈곱만 떼고 언니네로 쪼르륵 가서 아침을 먹고 나섰다.

잣나무 숲길은 생각보다 훨씬 좋다. 비스듬한 능선을 오르노라면 운동은 기본이요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코를 벌름거리며 맑아지는 머리에 평온해진다.

코를 벌름거리며 오르다 보니 모롱이를 몇 구비 휘돌며 흙길이 이어진다. 침엽이 깔린 길은 밟으면

가시에 찔릴 것 같이 보이지만 나름 폭신하다.

초록을 버리고 탈색된 누런 잣나무 잎들을 밟으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아버지가 나무하러 다니시던 그 날, 그 길과 많이 닮았다. 누런 풀과 흙길만으로도 잘 왔다는 생각이다.

계곡물이 흐르다 추위를 만나 반질반질한 얼음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그 아래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나무 위론 새들이 포르르 포르르 초입부터 사방댐 입구까지 음악으로 흐른다.


가평 잣나무 숲길 정상 즈음엔 사방댐이라는 작은 호수가 있다. 그 옆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내려왔다. 지난번 다녀온 동하불백으로 언니와 딸을 데리고 가 불맛 나는 주물럭 고기를 먹었다.

둘이 맛있다 해서 더 좋았던 하루다. 오는 길에 금남리 일피노에서 비싼 커피까지 모두 언니가 샀다.

돈 쓰지 않고 다니니 어찌나 이상하든지~ 딸내미 차에 주유하고서야 마음 한 자락이 개운했다.

가평 잣나무 숲길은 입장료 1,000원이다.

너른 임도로 한 바퀴 돌면 얼추 13,000걸음 정도 나온다. 그 날  15,000걸음 이상이니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걷기도 좋아 앞으로 자주 가게 될 듯하다.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거리는 긴 코스와 짧은 코스가 있는데 우린 5km 정도를 걸었다.

이곳은 그 유명한 아침고요 수목원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된다.

집에서 35분 남짓 걸린다. 집 가까이 이렇게 좋은 곳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가!


이건 지난 8일 언니가 차려 준 브런치


당일 아침




초입은 포장된 길이다





정상에 위치한 사방댐, 모래가 많아 사방댐이라 한다.

내려오는 길은 반대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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