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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스크랩] 청안이씨 제주에 뜨다 / 거문오름 보롬왓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8. 7. 4.

 

 

 

 

 

 

 

 

 

 

 

 

 

 

 

 

 

 

 

 

 

거문오름

 

 

 

 

 

 

 

 

 

 

 

 

보롬왓

 

 

 

 

도두공원

 

 

 

도두해녀의집  특물회 15,000원 

 

 

4월이 가장 아름답다는 제주, 행여 놓칠세라 없는 시간을 만들고, 없는 돈을 만들어 서방과 함께 제주도를 찾은 날,

유난히 친정식구들과 함께 오고 싶은 마음이 나를 휘몰이장단이라도 되는듯이 휘몰았다. 

카톡에다 사진을 올리고 '좋다'라는 말을 연신 올리자, 새봄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하던 언니와 오빠가 함께 가자는 말이 나올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진에어에 들어가 예매하기에 바빴다.

오랫만에 친정식구들이라 영천에 계신 큰오빠를 부르고 조치원에 있는 동생을 조카와 함께 불러들이고, 공짜로 간 여행이지만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리고 딸과 함께 일본까지 다녀온 동생이 혼자만의 여행이 미안했던지 미적거리기에 제부까지 얼른 불러 들였다는 이야기다.

 

평균연령 63.5세,

나와는 띠 동갑인 큰오빠, 칠순을 눈 앞에 둔 큰언니, 마침하게도 여행하는 날이 생일인 작은오빠와 은근히 전국을 거쳐 동남아를 두루 섭렵하는 작은언니, 한시도 집안에 있지 않고 손녀를 돌보고 알바를 하는 동생과 詩에 빠져 정신이 없는 막내와 제부,

합당한 관광지를 찾고 음식점을 고르고, 각자의 준비물을 챙기고 간식을 챙기는 나는 이미 2개월전에 가이드의 시작이었으니..

 

23일 새벽 비행기로 출발하기 위하여 챙겨둔 가방을 확인하며 입고 갈 옷을 마무리하는데 작은오빠로부터 전화가 왔다.     

"규락이한테 전화가 오고 중대장한테 전화가 와서 아무래도 부대에 가봐야 할 것 같아서 빠져야 할 것 같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제주도가 아름답고 형제간의 시간이 소중하지만 자식은, 군대간 자식은 금쪽을 떠나 부모의 숨 줄임을 나는 안다.

안타깝고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자식 앞에서 부모는 늘 죄인의 모습이다.

군대라는 규율속에 매인 아들이기에 일상의 모든 것들은 자식 앞에서 결코 앞서지 못하는 현실이어서 청안이씨의 제주도 점령은 90%이다.   

 

새벽 4시에 출발한 산타페는 4시 40분에 김포공항 1주차장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하루전에 온라인으로 체크인까지 한 티켓으로 시간이 넉넉하지만 오빠 몫의 티켓을 취소하는 중에 언니들이 도착을 했다.

제주공항에 도착을 하니 이어서 대구에서 출발한 큰오빠가 넉넉한 웃음과 반가운 낯빛으로 우리 앞에 들어선다.

영천이나 보현이나 남양주나 서울이 아닌 제주도에서 만나니 이산가족 상봉은 '저리 꺼져라'이다.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한 거문오름은 아직 가보지 못한 오름이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10시에 거문오름 출발점에서 숲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거문오름을 향하여 출발하는데, 걷기에 무리가 되는 큰오빠와 작은언니와 동생은 입구에서 돌아와 우리가 돌아오는 시간까지 대화로, 사진을 찍느라 폼을 잡으면서, 큰오빠가 사준 팥빙수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언니와 동생과 제부와 조카 정호와 함께 거문오름 탐방길에 들어섰다.

이번 여행은 거문오름으로 충분하다는 언니 말처럼 숲과 길과 자연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훌륭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길게 이어진 데크를 따라 가는 중간중간에 해설사의 해설이 이어지고 새들의 지저귐이 끊어지지 않으며 머리위로 얹힌 하늘에서는 파란하늘과 흰구름과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눈이 부시고, 땅에서는 어디서 출몰할지 모르는 뱀에 대한 긴장과 이름모를 나무와 자태를 뽐내는 산수국이 눈길만 붙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몽땅 빼았는다.

구비구비 마다 자연은 나를 겸손하게 하고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솜씨에 감탄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언니와 동생과 제부와 조카와 함께 걷는 길, 틈이 나는데로 사진을 찍고 거문오름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 30분의 탐방은 끝이나고 자유로운 1시간 코스의 탐방길 앞에 서 있다.

혼자왓으면 분명 끝까지 가볼텐데 아래에서 기다리는 오빠와 언니와 동생을 생각하며, 기약없는 다음을 약속하며 내려오는 길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태양과 바람과 자유가 축복이듯이 우리를 감싸안는다.

 

거문오름

세계유네스코에 등재할 충분한 가치가 있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보존해야 할 의무와 책임도 반드시 있음을 기억하며 거문오름에서의 멋진 추억은 앞으로의 삶에 충만한 에너지를 가져다 주리라 여겨진다.

   

 

 

 

   

 

 

 

 

 

 

 

 

 

 

 

 

 

 

 

 

출처 : 여디디아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메모 : 6월 23일과 24일 여행기. 셋째 언니 블로그에서 업어다 놓습니다. 따로 글 올리지 않아도 되니 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