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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베트남 여행(2017.11.04~11.05)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7. 11. 17.

  가족과 함께 아닌 혼자 낯선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자주 있을 수가 없다.

 아직 친구들과 가볍게 여행 가본 적도 없으니 이번 여행은 내게 큰 설렘이 있었고 반면에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면 모자라는 부분을 알기에 알아서 챙겨주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면 되고 그랬는데 역시 아플 때가 가장 힘들었다.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가서는 배가 살살 아프더니 마지막 이틀 동안은 영 기분이 언짢을 정도여서 사진으로 봐도 인상이 찌푸려지고 시원찮은 표정이다.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이후 아픈 것은 집에서 마음 놓고 아파도 되고 병원도 들락거리면 그만이기에.

 여행 마지막 날 오전 일정은 없었다. 12시까지 자유시간이어 바닷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캄보디아에서 산 치마를 입고 해변을 거닐며 베트남 여인처럼 즐거웠다. 그리 좋지 않은 몸 상태였지만 바닷가에선 그저 좋았다. 해돋이를 보고 와서는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호텔소유의 바닷가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광주에서 온 수필을 쓴 진실씨와 은미씨 셋이 함께였다. 양쪽에 두 딸과 함께이듯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오후 일정에 들어갔다.

 호찌민 공항으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있어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매운탕을 먹으며 우리 동네 어느 식당인가 싶은 익숙한 맛에 이미 마음은 집으로 와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이름은 전혀 생각나지 않지만, 사진에 나오는 어느 절에 들렀다가 대통령 별장이었다는 곳도 들렀다. 산 위에 높이 세워진 예수님상이 있는 곳까지 제법 높은 산을 올라 구경도 했다. 공항에 가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사이공강까지 갔는데 그곳은 호찌민 공항과 아주 가까운 곳이었기에 크루즈에서 선상 식사를 하며 공연도 보고 사이공강의 야경을 본 후에 가이드는 여독을 풀기 위한 마사지 샵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여행 기간 내내 비도 오지 않고 좋았던 날씨는 그때야 조금 비가 내렸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비도 그쳤고 깔끔하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호찌민에서 밤 11시 넘어 출발하는 비행기라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아침 7시가 다 되었고 여름으로 지내다 일주일 만에 만난 늦가을은 감기와 함께 나를 맞이했다. 

 여행은 늘 설렘이고 행복이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