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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언니들과 수안보(7.21~23)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7. 7. 28.

 주부들의 아침 기상 시간은 습관이 되어 늦잠을 자도 되는 날인데 일찍 눈이 떠진다.

항상 알람이 울리기 몇 십 분 전에 깨서 시간을 확인하게 되는데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방에서 살금살금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셋째 언니가 언제 일어났는지 큰 언니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펄펄 끓이며 소 불고기까지 만들고 팥을 삶아 찰밥까지 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 서성거리려니 얼른 들어가 더 자라고 밀어낸다.

 덕분에 한 시간을 더 쉬었다 일어나 셋째 언니가 차려놓은 푸짐한 밥상으로 아침부터 포식하고

큰 언니는 동생이 차려준 생일상에 감동한 날이었다.


 날이 살짝 흐리더니 차차 맑아지기 시작하여 우린 가까운 미륵사지나 하늘재라도 가자며 나섰다.

여름 나무들은 초록이 무성하고 지난번 내린 비로 모든 것이 풍성한 풍경이다. 길가에 복숭아나무와

사과나무들은 과실을 주렁주렁 매달고 계곡의 물은 힘차게 흘렀다.

 노점에는 버섯과 복숭아, 옥수수가 드문드문 있어 그곳에 관심을 더 두게 된 우리 자매들은 미륵사지에

도착하니 마침 보수공사 중이라 대충 둘러보고 하늘재로 가려 했으나 날이 더워 숙소에서 편안하게

쉬자며 발길을 돌렸다.

 

 큰 언니 생일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나는 얼른 버섯 한 바구니씩 네 개를 사며 언니들 올해 생일 선물이라고

내밀었는데 그러는 사이 큰 언니는 옆에서 인삼 네 무더기를 사서 하나씩 안겼다.

 인삼이 더 비싸 머쓱했지만 서로 주고받는 순간이 즐겁고 유쾌하다.

 돌아오는 길에 셋째 언니는 복숭아를 사고 숙소에선 팥빙수와 식혜며 냉커피까지 푸짐하게 들고 와서 부른 배가

더 불렀고, 소화를 위해 다시 탁구장으로 몰려가서 초보와 선수 반으로 나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었다.

초보들은 공 주우러 다니느라 운동이 많이 되었다고 자랑삼아 얘기하니 모두가 배를 잡고 웃었다.


 오후에 셋째 언니는 다음 날 교회에 가야 해서 고속버스로 먼저 서울로 올라오고 나머지 네 명은 다시

내가 준비해 간 삼겹살을 굽고 둘째 언니가 준비한 부침개 재료로 청양고추 듬뿍 썰어 넣고 막걸리까지 곁들여

과식을 했다. 여행은 무조건 먹어대니 문제라면서도 조절 불가다!

 

 다음 날 아침엔 둘째 언니가 별도로 준비해간 재료로 찰밥과 갖가지 밑반찬에 내가 준비해간 청국장까지

끓여서 먹다 보니 아침부터 또 과식하게 되어 지금도 몸무게 1kg이 불은 상태다.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 갔으니 밖에서 사 먹은 음식은 다슬기국밖에 없다. 준비물 상태로는 열흘이 거뜬할 정도였다.


 아무 준비 없이 가자고 해놓고는 각자 준비하다 보니 음식 재료가 넘쳐나고 숙소 냉장고가 가득 찼다.

 돌아오는 길에 서로 가져간 재료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짐을 꾸리니 갈 때나 올 때나 줄지 않은 짐이라

차 트렁크가 꽉 차고 넘쳤다. 돌아오는 길엔 비가 오락가락하여 마석에서 유명한 쌍둥이 해장국을 사 들고 우리

집으로 와서 잠시 쉬는 동안 남편은 처형들을 위해 얼른 쌀을 씻고 압력솥에 뽀얀 쌀밥을 해서 언니들께 점수를

많이 땄다. 이번 여행은 남편의 연수원으로 간 데다 기사 노릇까지 톡톡히 해줘서 고마웠다. 








애교 철철 셋째 언니





큰 언니가 가장 멋쟁이! 칠십이 몇 년 안 남았는데 나보다 건강함!!







큰 언니의 소원 빌기. 성공!!

다슬기가 많아 구경. 도움을 거절하다니!

사색에 잠긴 둘째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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