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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정읍 휴게소에서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7. 4. 11.

4월 8일 5시 45분에 집을 나섰다.

가는 동안 짙은 안개로 인해 조수석에 앉아 있어도 좌불안석이었다.


가는 길에 들린 정읍 휴게소가 근사했다.

화장실에 갔다가 여느 갤러리처럼 꾸며진 데 반해 간식을 먹은 다음

사람들 출입이 적은 틈을 타 기웃대며 사진을 찍었다.

 로마의 '진실의 입'과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영화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하고 화장실 인테리어를

유럽식으로 하였고 문고리까지 신경 쓴 티가 났다.

휴게소 사장이 오드리 헵번을 아주 좋아하는 팬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화장실은 세계 1위가 분명하다.

고속도로 휴게소 어딜 가도 깔끔하고 청소 도우미가 수시로 들락거리며

정리정돈에 휴지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준비도 철저하다.

깨끗하고 파우더 룸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이용하는 손님들도

모두 깨끗이 이용하면 좋겠다 싶다.












졸음 쉼터가 고속도로 곳곳에 있지만,

이곳은 휴게소 자체 나무들 앞에 그늘막을 쳐놓아 햇볕을 차단하게 한

수면 주차장이 따로 있었다.

차 안에서 내다보니 이렇게 글씨가 적혀 있었다.

(차량 내 수면 시 연중 24시간 모닝콜 서비스 시행 )

 화물 기사들이나 약속을 지켜야 하는 분들은 안심하고 자도 되겠다.

모닝콜을 신청해 두면 언제라도 깨워준다는 친절한 휴게소이다.


이슬이 내려앉은 나무 아래 토끼가 보여 살금살금 다가갔다.

꿈쩍도 하지 않아 만들어 둔 장난감 인형인가 싶기도 해 확인차 다가갔다.

가까이 가 보니 눈을 반은 감은 채로 새근거리며 숨 쉬는 게 느껴져

살아있음을 알았다. 근처에 토끼 집도 없고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차들은 작은 동산 앞뒤에서 쌩쌩 다니는 데 친구나 가족은 어디에 있을까?

엉거주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자리를 떴는데 토끼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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