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고운 휴일을 집에서만 보낸다는 건 다소 억울한 기분이 든다.
어디든 잠시 돌아보자며 나서는 길에 얼마 전 지인이 이사한 경기도 퇴촌으로 가기로 했다.
퇴촌엔 천진암이라는 천주교 발생지가 있어 그곳에 들렀다. 지인의 전원주택도 구경할 겸 나섰다.
퇴촌면 우산리에서도 끝자락까지 산골짜기를 올라가니 모든 것이 끝난 지점 같은 곳에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천진암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천진암 입구에는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상이 보였고 한쪽으론 성 베드로 상이 있었다.
경건함은 당연히 생겨 무신론자이지만 성호를 긋게 하고 두 손 모아 기도하게 하였다.
작은 동산처럼 되어있는 천진암으로 들어서니 왼쪽으로 예수가 핍박받으며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간부터
일련의 과정이 십자가와 함께 조형물로 되어 있었고 성지 안쪽에는 아주 큰 성모 마리아상이 서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 가득한 성지는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평화로웠으며 착한 마음씨가 되도록 인도해 주는 기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지를 두루 걸어 다니는 동안 절은 보이지 않았으나 오른쪽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목탁 소리와
불경 읊는 소리가 성능 좋은 스피커를 통해 내내 들렸다.
천주교 성지를 둘러보는 동안 목탁 소리를 들어야 했으니 조금은 묘한 분위기였다.
박물관은 수리 중이라 입장 불가하고 성당은 12시에 미사 드린다기에 시간이 지나버려 난생처음 성당에서 기도드릴
기회를 놓쳤다. 들어갈 때 입장료가 없다기에 그냥 들어갔는데 나오는 길에 보니 자발적으로 주차료를 내는 곳이 있어
주차료 겸 헌금을 넣고 왔다. 맑고 고운 마음이 충전되는 기분이랄까? 깨끗해지는 느낌이었다.
사진을 올리다 뭘 잘 못 눌렀는지 모든 것이 날아가 버려 다시 쓰고 올린다.
처음에 썼던 글이 아쉽다. 낡은 갤럭시3 전화기를 바꿔야 할 시기가 지났음에도
꿋꿋하게 들고 다니다 보니 더러 화면이 정지되기도 한다.
햇살 좋은 2월 26일에 다녀왔는데 사진엔 햇살이 없다. 정말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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